인공지능 기술이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관련 기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온 미국의 위상이 점차 변화의 흐름 속에 놓이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미국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픈AI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세계의 AI 인재를 끌어들이며 독보적인 연구 생태계를 구축해왔습니다. 고연봉, 첨단 연구 환경, 유연한 자율 문화 등이 어우러져 세계 곳곳의 젊은 두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었고, 미국은 세계 AI 시장에서 연구와 산업화를 선도하는 국가로서 역할을 해왔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같은 미국의 절대적인 우위에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미국 내 이민 정책의 변화입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기 이후로 외국인 이민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AI를 포함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도 해외 인재들의 미국 유입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미국 내 AI 전문가들의 약 38%가 외국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단순한 수치 감소 이상의 구조적 전환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고급 AI 인재들은 글로벌 수요가 높은 만큼, 이동성도 높습니다. 더 이상 미국만이 매력적인 선택지로 여겨지지 않는 이유는 미국 이외 지역에서도 AI 기술에 대한 투자와 연구 환경 개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연합(EU)은 약 6억 달러를 투입해 AI 관련 인재를 유치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프랑스와 영국 등은 이미 미국에서 활동 중인 인재들을 자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프랑스는 인재 유입을 위한 예산으로 1억 달러 이상을 책정했고, 영국도 7천만 달러 규모의 연구자 유치 계획을 수립한 상태입니다.
AI 기술력은 단기간의 투자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 꾸준한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에서 성장합니다. 때문에 국가 간의 AI 경쟁은 기술 자체의 경쟁이 아니라 인재를 두고 벌이는 장기적인 확보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이 비자 발급을 엄격히 제한하고 공공 연구개발 예산을 감축한다면, 기존의 선순환 구조는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AI 기반이 되는 국립과학재단(NSF)이나 국립보건원(NIH) 같은 기관들이 예산 감축으로 위축된다면, 장기적인 연구 인프라 자체가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 한국을 포함한 AI 후발 국가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AI 기술력에서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국가들 입장에서는 인재 유입의 장벽이 낮아진 현재 상황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순간입니다.
다국적 기업들과 해외 연구소에서 일하는 고급 AI 인력들은 안정적인 생활 여건, 창의적 자유, 연구의 지속 가능성 등을 중요한 조건으로 삼기 때문에, 그에 부합하는 정책과 제도를 갖춘 국가라면 얼마든지 새로운 인재 허브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고등 교육 수준이 높고 ICT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며,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AI 기술을 적용하려는 시도들이 활발합니다. 이러한 기반을 토대로 국가 차원에서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이민 정책 완화, 연구 환경 개선, 비자 절차 간소화 등의 조치가 병행된다면, 기존에 해외로 유출되었던 한국 인재들의 복귀뿐 아니라 새로운 글로벌 인재들의 유입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기업 역시 변화하는 흐름을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글로벌 수퍼스타급 연구자 한두 명을 데려와 전시하듯 활용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팀 전체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A급 인재 풀’ 육성 전략이 필요합니다.
뛰어난 교육기관들과 협력해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실무형 AI 인재를 꾸준히 배출하고, 해외 유학자들을 위한 귀국 연계 프로그램이나 리로케이션 지원을 강화하면 국내 인재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AI 패권은 기술력만이 아니라 인재 유치력과 정책 실행력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의 정책 변화는 절대강자가 잠시 주춤하는 순간일 수 있으며, 이는 새로운 주자들이 전면에 나설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이 이 흐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 AI 산업의 중심에 가까워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이야말로 장기적 관점에서 AI 인재 전략을 다시 정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출처: CharGPT,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