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전력 장비 제조업체 파이어본드의 매각 소식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회사를 인수한 쪽이 아니라 회사를 넘긴 창업자 가족의 결정이 화제가 된 사례입니다. 대기업 이튼에 회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그레이엄 워커가 매각 대금의 15%를 직원들과 나누겠다는 조건을 협상 테이블에 올렸고, 그 결과 500명이 넘는 직원들이 1인당 평균 6억 원이 넘는 보너스를 받게 됐습니다.
이 보너스는 단순한 격려금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총액으로는 약 2억4000만 달러에 달했고, 일부 장기 근속자는 수십 년간의 헌신을 인정받아 이보다 훨씬 큰 금액을 수령했습니다. 지급 방식마저 회사의 철학을 반영했습니다. 단기적인 소비로 사라지지 않도록 65세 미만 직원에게는 5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는 구조를 택했습니다. 직원들의 삶을 장기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설계였습니다.
보너스를 전달받던 날 회사 내부는 말 그대로 감정의 파도가 넘실거렸다고 전해집니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봉투를 받아든 직원들 가운데는 눈물을 흘리며 동료와 포옹하는 이들도 있었고, 학자금 대출 상환이나 노후 준비, 가족 여행을 떠올리며 인생의 계획을 다시 그리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받은 마지막 선물이 단순한 금전적 보상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된 셈입니다.
이 선택은 하루아침에 나온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파이어본드는 1982년 가족 기업으로 출발했고, 성장과 위기를 반복하며 40년 넘는 시간을 버텨온 회사입니다. 1998년 대형 화재로 공장이 멈췄을 때도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했고, 닷컴 버블 붕괴로 회사가 흔들리던 시기에는 인력 감축이라는 고통스러운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남은 직원들의 충성심과 공동체 의식이 회사를 지탱했고, 이후 경영진은 개인 성과보다 집단 성과를 중시하는 보상 구조를 정착시켰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회사 매각은 창업자 가족에게 일생일대의 결실이었지만, 동시에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는 인식이 분명했습니다. 워커는 회사를 떠나며 직원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계속 듣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나이가 들어 누군가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전하는 이메일을 받는 것이 자신의 바람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경영 성과를 숫자나 기업 가치가 아니라 사람의 삶으로 환산한 발언이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와 유사한 사례가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직원지주제도(ESOP)를 통해 직원들이 회사 지분을 보유하거나, 매각 시 이익을 공유하는 구조가 제도적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뿐 아니라 제조업이나 지역 기반 중견기업에서도 성과 공유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왔습니다. 기업이 성장한 이유를 자본이나 경영진의 판단이 아니라 구성원의 축적으로 보는 시각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한국에서도 기업 매각이나 상장이 이뤄질 때 직원에게 스톡옵션이나 보너스가 지급되는 경우가 존재하긴 합니다. 다만 규모나 보편성 면에서는 제한적인 편입니다. 대주주나 창업자 중심으로 성과가 귀속되는 구조가 여전히 강하고, 장기 근속이나 집단 기여를 정량적으로 평가해 나누는 문화는 정착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파이어본드의 사례가 단순한 미담으로 끝나지 않고 의미를 갖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회사는 결국 사람의 선택과 관계로 유지된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에게 돌아간 6억 원은 비용이 아니라 그동안 함께 버텨온 시간에 대한 정산이었고, 신뢰를 자산으로 환산한 결과였습니다.
이런 선택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단기 실적보다 기업의 역사와 공동체를 중시하는 경영 철학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회사를 팔며 직원 인생을 바꾼 이 선택은 자본주의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이윤을 남기는 방식은 하나가 아니라는 점, 성과를 나누는 방식이 기업의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경영의 성공이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파이어본드는 자신들만의 답을 내놓았고, 그 답은 수백 명의 삶에 실제 변화를 남겼습니다.
출처:ChatGPT,조선일보,파이어본드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