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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선임 관련 축구협회 배타성과 나홀로 가기

by 상식살이 2024.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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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 의 Abigail Keenan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지난 7월 10일 기자회견을 마치자 온라인 커뮤니티들은 ‘저저버’로 떠들썩했습니다. 이날 홍 감독은 감독 선임의 변으로 “저는 저를 버렸습니다”라고 말했고 이 부분이 귀에 박힌 축구팬들은 이를 밈(meme)으로 사용했습니다. 기자회견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 못했습니다.

 

지난 7월 15일 홍 감독은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등장해 기자들 앞에 또 한 번 섰을 때도 응원해 달라고 호소를 했지만 축구 팬들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국민적 관심사고 이 때문에 절차적 정당성이 필요한 자리입니다. 대한축구협회(축협)는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내용을 보였던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지난 2월 경질한 뒤 5개월 동안 새 사령탑을 찾기 위해 움직였습니다. 당초 외국인 감독 선임이 목표라고 밝혔으나 지난 7월 7일 홍 감독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하면서 비판이 일었습니다. 외국인 감독 후보들이 거쳤던 프레젠테이션과 심층 면접도 없이 홍 감독이 결정됐고 이 때문에 불공정 시비도 일어났던 것입니다.

 

절차적 정당성만큼이나 홍 감독이 현 대표팀에 어울리는 능력을 갖고 있느냐도 논쟁거리입니다. 그는 이미 월드컵에서 쓴맛을 봤습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을 이끌고 1무2패로 예선탈락했습니다. 2015년 중국 항저우 뤼청 감독을 맡았지만 16개팀 중 15위라는 성적표를 받았고 심지어 팀은 강등되었습니다. 2020년 12월 K리그1 울산 HD 감독을 맡은 뒤 이끌어낸 2022~2023년 리그 연속 우승을 지도력의 증거로 내세우는 의견도 있지만 울산 HD가 사실상 K리그에서 우수한 선수 확보하고 있는 팀으로 당연한 우승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현재 유럽파가 주축이 된 대표팀은 ‘황금 세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선수들 눈높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감독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은 여전합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정부는 이번 감독 선임 과정 등을 포함해 협회 운영 전반을 살펴보겠다는 게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입장입니다. 축협은 올해부터 공직유관기관에 포함됐고 문체부는 행정적인 부분에 사무감사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반면 축구협회 내에는 감사는 수용하지만 마뜩잖은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관계자는 “최근 공부가 필요해 사적인 자리에서 축협 관계자를 소개받은 적이 있는데 내부 개혁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외부의 터치는 반대하는 미묘한 입장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축협은 독단적인 행정 처리 등으로 국내 축구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에 자주 오르 내립니다. 협회 사유화 논란부터 밀실 논의, 불투명한 절차, 그리고 제식구 감싸기 등 여러 사태를 겪었지만 협회가 통감하고 자정하는 모습을 보인 적은 별로 없습니다. 여기에 외부의 개입도 배제합니다. 축협은 국제축구연맹(FIFA) 정관 14조 1항을 필요할 때마다 강조합니다. 이 조항은 각국 축구협회가 제3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되며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걸 명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축협은 2012년 잇따른 비리와 부실행정으로 책임자들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을 때 FIFA가 보장한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강한 불만을 피력했습니다. 조중연 당시 축협 회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청문회에 불참해 여야 의원들 모두를 분노하게 했습니다. 당시 축협은 국감 관련 자료제출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FIFA의 독립성 요구가 축협에 무기가 될 수 있는 건 “FIFA로부터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논리 때문입니다. 징계를 받을 경우 자칫 우리 대표팀이 월드컵에 나가지 못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우려를 이끌어냅니다.

 

실제로 FIFA는 정치권의 축구협회 개입을 이유로 징계를 내린 전례가 있는데 상당수는 아프리카 국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 대표팀은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조 최하위라는 성적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레몽 도메네크 감독과 장 피에르 에스칼레트 프랑스 축구협회장은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야만 했고 둘 다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당시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사르코지 대통령을 비롯한 프랑스 정부는 축구협회에 정치적으로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프랑스는 “내부의 일이니 우리가 해결하겠다”며 FIFA의 압박을 불쾌해했습니다. 모든 과정이 끝났지만 FIFA의 징계는 없었고 FIFA 징계의 일관성을 비판하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정치권에서는 FIFA 징계 주장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입니다. 진상을 알아보는 과정이고 매우 정상적인 절차라는 입장입니다. 앞선 문체위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사가 됐으니 올해는 국정감사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FIFA가 정녕 외부 개입을 문제 삼는다면 북한이 월드컵 예선에 나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출처: Copilot,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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