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하루 두 캔의 맥주, 10년 빠른 뇌출혈로 이어진다

by 상식살이 2025. 11. 8.
반응형

술이 단순한 기호식품의 영역을 넘어 건강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순간이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과 협력하는 ‘매스 브리검 제너럴(Mass General Brigham)’ 연구진은 16년 동안 1600명의 뇌출혈 환자를 추적 분석한 끝에 과음이 뇌출혈을 평균 10년 이상 앞당긴다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하루 맥주 500cc 두 캔이나 소주 6~7잔을 마시는 사람은 같은 연령대 비음주자보다 11년 빠른 나이에 뇌출혈이 발생했고, 출혈의 크기와 손상 범위 역시 훨씬 심각했습니다.

사진:  Unsplash 의 kazuend

뇌출혈은 뇌 속 혈관이 터지면서 혈액이 뇌조직 안으로 스며드는 질환입니다. 전체 환자의 절반이 사망하고, 3분의 1은 중증 장애를 남기며, 1년 후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비율은 20%에 불과합니다. 흔히 뇌졸중이라 부르는 질환 중에서도 ‘출혈성 뇌졸중’은 가장 치명적인 형태에 속합니다. 뇌 안에 피가 고이면 그 자체로 압력이 높아져 주변 신경을 손상시키고, 뇌세포의 괴사를 유발합니다.

 

연구를 이끈 에딥 구롤 박사는 “과음은 단순히 뇌출혈의 위험을 높이는 수준이 아니라, 뇌혈관을 장기적으로 손상시켜 훨씬 빠른 시기에 중증 출혈을 유발한다”고 말했습니다. 과음자의 평균 뇌출혈 발생 나이는 64세, 비과음자는 75세였습니다. 출혈의 부피는 과음자에게서 70% 더 컸고, 뇌의 깊은 부위나 뇌실까지 출혈이 확산될 가능성은 2배로 나타났습니다. 출혈의 크기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혈액이 뇌 속에서 넓게 퍼졌다는 의미이며, 이는 예후를 급격히 악화시키는 요인입니다.

 

‘하루 3잔’은 미국 표준 단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맥주 355ml, 와인 148ml, 위스키 44ml, 소주 104ml가 각각 한 잔으로 환산됩니다. 500ml 맥주 2캔, 소주 6~7잔, 와인 3잔 이상을 매일 마신다면 과음 범주에 속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수준의 음주는 ‘회식 자리의 평범한 양’으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뇌혈관의 입장에서 보면 이미 위험 신호에 가깝습니다.

 

과음자의 혈압은 평균적으로 더 높았고, 혈소판 수치는 낮았습니다. MRI 검사에서는 뇌의 미세혈관 손상이 더 자주 발견되었는데, 이런 미세손상은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치매와 기억력 저하, 보행 장애, 뇌출혈 재발과도 직접적인 연관을 가집니다. 알코올이 혈압을 상승시키고 혈관 벽을 약화시키는 과정에서 생긴 미세한 손상은 장기적으로 회복이 어렵습니다. 여기에 혈소판이 부족해지면 혈액이 멈추지 못해 출혈 범위가 커지며, 결과적으로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뇌 부위까지 손상이 퍼질 위험이 커집니다.

 

알코올의 영향은 단기적인 중독만이 아닙니다. 장기간 음주자는 뇌의 백질(white matter)이라 불리는 부위에서 ‘고강도 병변’이 세 배 이상 많았다는 점이 연구에서 드러났습니다. 백질은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로, 이 부위가 손상되면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치매로 이어질 확률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고혈압으로 인한 소혈관병이 나타날 확률도 두 배 이상으로 나타나, 과음이 뇌의 노화를 구조적으로 앞당기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뇌출혈은 단순한 사고의 결과가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인 혈관의 피로가 폭발하는 결과입니다. 과도한 음주는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키고, 혈압을 만성적으로 높여 혈관 벽의 탄성을 잃게 만듭니다. 그러다 작은 자극이나 급격한 혈압 상승이 생기면 혈관이 견디지 못하고 터지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과음자의 뇌출혈이 뇌실(뇌척수액이 흐르는 공간)까지 확산된 비율이 높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부위로 피가 번지면 뇌압이 급상승해 혼수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과음이 혈관계 질환을 일으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에서 확인된 사실입니다.

 

미국심장협회(AHA)는 ‘하루 두 잔 이하, 일주일 7잔 이하’를 건강한 성인의 음주 한계로 권고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안전한 음주량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알코올은 세포 산화 스트레스를 높이고 혈관 염증을 유발해 장기적으로 뇌와 심장 모두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인의 경우 술자리 문화가 생활 속에 깊이 자리 잡아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고가 체감되기 어렵습니다. 퇴근 후 맥주 두 캔, 회식 자리의 소주 반 병 정도는 ‘적당히 마셨다’는 인식이 일반적입니다.

 

이번 연구에서 정의한 과음 기준에 따르면, 그 정도의 음주도 이미 뇌혈관 질환의 위험 범위에 포함됩니다. 한국인의 알코올 대사 효소 분포를 고려하면, 같은 양이라도 서양인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효소가 부족한 체질에서는 알코올이 체내에 더 오래 남아 혈관과 신경계 손상을 가중시키기 때문입니다.

 

과음자의 뇌출혈은 단지 빠르게 오는 질병이 아니라, 치매와 인지 저하로 이어지는 신경계 노화의 가속화를 의미합니다. 이미 국내 연구에서도 중년 이후 음주 빈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두 배 이상 빠르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는 혈관성 치매의 가능성을 높이고, 단순 기억력 문제를 넘어 일상생활 유지 능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에딥 구롤 박사는 “과음이 뇌출혈을 더 빠르고 심하게 만든다는 명확한 근거가 확인되었다”며 “뇌와 심혈관 건강을 위해서는 음주를 가능한 줄이고, 일주일 3잔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그가 말한 ‘3잔’은 일상의 한두 번 술자리만으로도 넘어가기 쉬운 양입니다. 결국 건강의 관건은 빈도보다 ‘습관’입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단일 병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환자 대부분이 백인이며, 음주량이 자가 보고 방식으로 수집되어 정확성이 완전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다만 결과가 여러 국가의 기존 연구와 일치한다는 점에서 과음의 위험성은 충분히 신뢰할 수 있습니다.

 

술은 사회적 관계를 매개하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건강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가장 손쉬운 습관이기도 합니다.

 

이번 연구는 뇌혈관 질환이 단지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습관의 문제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루 두 캔의 맥주가 10년의 시간을 앞당긴다는 사실은, 평소의 사소한 습관이 생명을 바꿀 수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꾸준히 이어지는 작은 절제가 오히려 긴 생명을 만들어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때입니다.

 

 

 

 

출처:ChatGPT,동아일보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