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치킨 시장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닭고기 소비량이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며 패스트푸드 산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고, 치킨 샌드위치나 본리스 제품이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칙필레, 파파이스, 레이징케인스, 맥도날드 등 주요 브랜드들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작 치킨 버킷의 상징이자 ‘치킨 프랜차이즈의 원조’로 불리는 KFC는 뜻밖의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KFC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2% 감소하면서 미국 내 주요 치킨 브랜드 중 유일하게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브랜드의 상징이었던 ‘버킷 치킨’이 더 이상 시장의 중심이 아니게 된 점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과거 가족 단위 소비를 겨냥한 버킷 메뉴는 한때 KFC의 정체성을 상징했으나, 개인화된 식문화가 확산된 오늘날에는 소비자들의 취향과 동떨어진 전략이 되었습니다. 미국 리서치 기관 써카나(Sircana)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뼈 있는 치킨의 판매량은 4% 감소한 반면, 본리스 치킨은 11% 증가했습니다. 이는 KFC가 전통을 고수하는 동안 경쟁사들이 소비 트렌드 변화에 더 빠르게 반응했음을 보여줍니다.
브랜드의 노후화 문제도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KFC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 내 300여 개의 매장을 폐점했는데, 같은 기간 자매 브랜드인 타코벨은 400곳 이상을 새로 열었습니다. 이는 소비층의 세대 변화와 직결된 결과입니다.
KFC의 소비자 중 Z세대의 비율은 6%에 불과하며, 이 세대의 상당수는 매장 분위기를 “낡고 답답하다”고 평가합니다. 브랜드의 역사적 이미지는 유지되었지만, 신세대에게는 더 이상 ‘새로운 경험’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KFC는 최근 대대적인 전략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본리스 메뉴 확대가 그 중심입니다.
KFC 미국법인 대표 캐서린 탄 길레스피는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메뉴를 재구성하고 있다”고 밝히며, 1인용 버킷이나 2인용 세트, 텐더(닭가슴살 스트립)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메뉴 조합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소비자 개개인의 선택권을 넓히려는 시도로, 기존의 대가족 중심 판매 방식에서 개인 맞춤형 소비 형태로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가격 정책도 함께 조정되었습니다.
대표 상품인 치킨 샌드위치의 가격을 5.49달러에서 3.99달러로 낮추었고,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하기 위해 창업자 커넬 샌더스를 다시 전면에 내세운 광고 캠페인을 재가동했습니다. 이와 함께 셰프이자 배우인 매티 매서슨이 등장하는 광고를 공개하며 젊은 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모기업 얌브랜즈(Yum! Brands)의 또 다른 성공 사례인 타코벨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타코벨은 SNS와 바이럴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한정판 메뉴 전략으로 젊은층의 관심을 사로잡으며 미국 내 전체 이익의 80%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그룹 내에서 한 브랜드가 성공 모델을 제시하고 다른 브랜드가 이를 참고하는 방식은 KFC의 변화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얌브랜즈의 주가는 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장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KFC의 부활은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입니다. 새 CEO 크리스 터너에게 주어진 첫 시험대가 바로 ‘정체성의 재정의’입니다. KFC는 여전히 전통적인 버킷 치킨의 상징이지만,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선호 속에서 그 상징이 더 이상 강점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칼리노프스키리서치의 마크 칼리노프스키 대표는 “KFC는 트렌드를 받아들이되 기존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미국의 치킨 소비량은 여전히 증가세에 있습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2030년에는 1인당 연간 닭고기 소비량이 48kg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미 전국 패스트푸드 매장 60% 이상이 치킨 샌드위치를 판매하고 있으며, ‘닭고기 중심의 식문화’는 더욱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KFC가 이 흐름 속에서 다시 중심을 차지하려면 단순한 메뉴 개편을 넘어 브랜드 감성과 경험 전반을 새롭게 구성해야 할 것입니다.
한때 전 세계인이 ‘버킷’을 통해 가족의 시간을 공유하던 KFC는 이제 새로운 세대와의 연결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 상징이 여전히 유효할지, 혹은 새로운 형태의 치킨 문화로 재탄생할지는 앞으로의 전략과 시장의 반응이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전통의 무게를 지키면서 변화의 방향을 잡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것이 바로 KFC가 다시 세계 치킨 시장의 중심으로 돌아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일지도 모릅니다.
출처:ChatGPT,조선일보,KFC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