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 기반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갈림길에 서 있다는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경남 진해에서 정밀 금형 공장을 운영해 온 창업주가 회사를 매각할지를 고민하며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사례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산업 구조 전반의 흔들림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연 매출이 수백억 원에 이르는 견실한 기업임에도 창업주는 공장을 더는 운영할 자신이 없다고 말합니다.
숙련공 부족과 각종 규제의 압박 속에서 매일이 위기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금형 산업은 경험과 기술이 누적되는 구조라 숙련 인력 부족은 생산 자체를 어렵게 만듭니다. 자동화를 검토하더라도 수십억 원에 이르는 투자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가업을 잇던 세대가 다른 산업군으로 이동하며 후계 구도가 무너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산업용 장비를 만드는 업체들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생산 라인의 핵심을 지키던 인력들이 고령화되고 젊은 세대는 공단 입직 자체를 기피하는 흐름이 되면서 노후화된 생산 생태계가 빠르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노동 관련 법규의 강화는 창업 세대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을 위해서는 안전관리 인력과 설비 투자가 필수인데 중소기업이 이를 충족시키기에는 여력이 부족합니다. 경영 환경이 경직되면서 2세 경영을 포기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승계를 통해 이어가던 기업 문화가 단절되는 것은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체의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3년 동안 주인이 바뀐 중소기업이 천여 곳을 넘어섰다는 조사 결과는 이러한 흐름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기업의 성과가 부진해서 매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여건 자체가 창업주에게 과도한 부담으로 변해버린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후계자를 찾지 못한 중소기업이 20만 곳이 넘는다는 추산은 향후 더 거대한 매물 파도가 올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기업 승계가 ‘부의 이전’이 아니라 ‘책임과 위험의 이전’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심화되면 창업 생태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남깁니다. 창업을 하고 성장시켜도 결국 이어갈 사람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제조 분야의 진입 자체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경영성과가 우수한 기업도 매물로 나오는 흐름은 더욱 심각한 문제입니다. 충북 음성의 특수 화학 소재 기업은 수익성이 높아 안정적인 구조를 갖춘 회사로 평가받지만 창업주는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환경 규제와 인허가 절차가 촘촘해지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가 컸습니다. 자녀 세대는 이미 다른 산업군으로 진로를 선택해 승계의 문은 닫힌 상태였습니다. 이는 제조업 규제가 누적될수록 성장 여력이 줄고 미래 전망이 좁혀지는 구조를 보여줍니다.
경북의 자동차 부품 기업의 경우 매물로 나온 지 수년이 지나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며 어렵게 버티는 상황입니다. 납품 단가의 지속적인 하락은 생산을 늘릴수록 수익이 줄어드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제조업의 원가 구조는 인건비, 에너지 비용, 소재 단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한 번 역전되면 회복이 쉽지 않습니다.
운전자금 조달을 위해 대출을 늘려야 하고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경영 압박은 눈덩이처럼 쌓여갑니다. 창업주의 자녀들이 다른 직업을 선택하고 돌아오지 않는 상황은 한국 중소 제조업이 직면한 전형적인 고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흐름을 방치하면 수십 년 쌓아온 기술과 공급망이 단숨에 사라질 위험이 커집니다. 한 기업이 문을 닫으면 숙련 인력, 거래처, 협력사, 공급 체계, 품질 관리 시스템이 함께 무너집니다. 노하우는 사람에게 축적되는 특성이 있어 공장 폐쇄 후에는 다른 기업에서 쉽게 복원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 제조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런 손실은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독일과 일본이 수십 년 전부터 중소기업 승계를 산업 안보 차원에서 관리해온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두 나라는 승계 절차를 지원하고 가업을 유지하는 정책을 장기적으로 운영하며 산업 기반을 지켜왔습니다. 한국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런 제도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상태로 충격을 맞고 있는 셈입니다.
기업을 잇는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은 ‘앞으로 이 회사를 어떻게 다시 성장시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입니다. 내수 시장이 정체되고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영 부담이 젊은 세대에 더 크게 다가옵니다. 인수나 승계를 고민해도 변화된 산업 구조 속에서 신사업을 발굴해야만 버틸 수 있는 현실이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수출 시장을 개척하거나 자동화를 도입해야 하지만 자본과 인력 모두 제한적이어서 선택지가 좁아지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기업승계 특별법을 추진해 친족 승계를 넘어 제3자 승계까지 지원하려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양도세·상속세 공제, 인수 자금 보증, 경영 컨설팅 제공 등이 주요 내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정책 지원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이어집니다. 규제 부담과 노무 리스크가 높은 국내 공장을 인수하려는 인센티브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영 환경 자체가 기업을 지속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매물 증가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제조업 폐쇄 사례는 이런 위기가 단지 통계로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위생용지 제조사 삼정펄프가 설립 50년 만에 평택 공장을 닫기로 한 결정은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는 대표적 사례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저가 수입품의 공세, 높은 인건비와 전기료, 원지 가격 구조의 역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국내 제조 기반이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대기업조차 버티기 어려운 구조라면 중소기업이 승계를 통해 계속 유지될 가능성은 더욱 낮아집니다. 산업 기반의 이탈이 가속되면 지역경제와 국가 경쟁력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한국 제조업의 현주소는 단순한 경기 둔화가 아니라 구조적 위기에 가깝습니다.
숙련 인력의 단절, 승계의 붕괴, 규제의 누적, 해외 경쟁 심화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산업 생태계의 뿌리에 해당하는 만큼 이들의 위기는 국가 경제 체력의 저하로 이어집니다. 한 세대가 쌓아온 기술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승계 지원 정책뿐 아니라 제조업 환경 전반을 다시 설계하는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출처:ChatGPT,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