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전업자녀, 백수의 다른 이름인가 가족 노동의 재정의인가

by 상식살이 2026. 1. 11.
반응형

직장은 없으나 가족 안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청년들을 가리켜 전업자녀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전에서는 직장이 없는 자녀가 집안일을 전담하고 부모로부터 일정한 금전적 지원을 받는 경우를 뜻하는 신조어로 설명합니다.

이 단어는 2023년 청년 실업률이 급등했던 중국에서 먼저 등장했으며, 최근 한국 사회에서도 자조적이거나 가벼운 농담의 형태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홈 프로텍터, 자택 경비원 같은 표현도 비슷한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는 전업자녀의 일상을 담은 영상과 사진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하고, 심부름을 다니고, 운전을 대신하는 장면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20대 유튜버는 요리와 설거지, 청소, 바느질로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영상으로 공유하고, 어머니 생일상을 차리거나 아버지의 어깨를 주무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댓글에 동일한 입장의 전업자녀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일상을 올리는 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밤늦게 만든 반찬 사진이나 부모 결혼기념일 케이크 인증 사진도 자주 등장합니다.

전업자녀 가운데 일부는 집안일과 함께 자격증 공부나 단기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불가피하게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머물면서 현재를 잠시 멈춘 구간으로 인식하며 재취업을 준비하는 자녀들도 있습니다. 반대로 이 상태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려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대학 졸업 이후 취업하지 않고 많은 시간을 전업자녀로 살아온 다른 청년은 연로해지는 부모를 돌보며 현재의 삶을 이어갈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전업자녀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가족 내 역할을 맡아 생존을 이어가는 현실적인 방식이라는 평가가 존재합니다. 용돈을 주는 대신 집안일을 맡기는 편이 서로 부담이 적다는 부모의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 자녀가 무기력한 상태로 방에 머무는 것보다는 가족을 돕는 역할을 수행하는 편이 낫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반면 성인이 된 이후에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삶을 정당화한 표현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됩니다. 전업자녀 관련 콘텐츠에는 자기 책임을 회피한다는 지적이나 부모에게 기댈 수 있는 환경을 가진 일부의 문제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합니다.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자녀를 가리키는 표현은 과거에도 존재했습니다. 캥거루족, 니트족 같은 용어가 대표적입니다. 전업자녀라는 표현은 의존 상태 자체보다는 가족 안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사회적 직업은 없으나 집안일이라는 구체적인 노동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와의 구분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전업자녀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중국에서는 개인의 태도보다는 사회적 구조와 문화적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2024년 중국 학술지 베이징청년연구에서 전업자녀는치열한 취업 경쟁, 급등한 주거비와 생활비, 부모의 과도한 보호 속에서 성장한 세대적 특성이 결합된 결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도 일정 수준의 삶의 질을 유지하려는 욕구와 생계 책임에서 잠시 벗어나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해석입니다. 효(孝)개념이 물질적 부양보다 시간을 함께 보내는 동행의 의미로 재해석되고 있다는 점도 확산되는 배경으로 언급됩니다.

 

일본에서도 장기 무직 상태로 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니트족과 히키코모리는 이미 사회적 문제로 논의돼 왔습니다. 최근에는 고령의 부모를 돌보며 집안일을 맡는 중장년 니트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40대 이상 무직 자녀가 부모와 동거하는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가족 내 역할 분담을 통해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유럽과 미국에서도 청년층의 독립 지연 현상은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상당수가 주거비 부담과 학자금 대출 문제로 부모의 집으로 돌아가는 이른바 부메랑 키즈 현상이 확산됐습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집안일과 돌봄 노동을 맡으며 가족 단위의 생계 전략에 편입되고 있습니다. 유럽 남부 국가들에서도 청년 실업률과 주거난이 겹치며 성인이 된 자녀가 장기간 부모와 동거하는 문화가 굳어지고 있습니다.

사진:  Unsplash 의 Vitaly Gariev

한국 역시 전업자녀가 증가하는 이러한 추세가 예외가 아닙니다.

 

전업자녀 상당수는 정부 통계상 '쉬었음' 인구에 포함될 가능성이 큽니다. 2023년 기준 20대 '쉬었음' 인구는 40만 명을 넘었고, 30대 역시 31만여명으로 통계 작성이후 최대규모입니다. 20~30대 '쉬었음' 인구가 71만여명으로 취업 준비자(51만여명)와 실업자(36만여명)을 웃돌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청년층 '쉬었음' 인구 가운데 다수는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상태(72%)로 나타났습니다. 취업 지연이나 경력 단절이라는 위기를 부모 세대가 함께 감당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간 경제적 격차 확대, 부모의 과잉 개입, 불안정한 청년 고용 구조가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자녀는 독립을 미루고 부모는 이를 감내하며 지원하는 선택을 하고, 그 과정에서 자녀는 집안일과 생활 편의 제공이라는 방식으로 가족에 기여하게 된다는 분석입니다. 이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개인의 경력 형성과 사회 전체의 노동 공급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업자녀라는 표현은 단순한 유행어라기보다 청년 고용 위기와 가족 중심 사회 구조가 만들어낸 하나의 신호로 보입니다. 집을 직장처럼 관리하며 하루를 보내는 청년들의 모습은 개인의 선택이자 동시에 사회가 제공하지 못한 기회의 빈자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현상을 둘러싼 논쟁은 결국 청년이 다시 사회로 나갈 수 있는 통로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출처:ChatGPT,조선일보,유튜브지새기의인간극장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