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외환시장이 폐장까지 불과 며칠을 남겨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을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연초 이후 평균 환율이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평균 환율 기준으로는 2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환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기업과 금융기관, 가계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지표이기 때문에 정부와 한국은행이 연말 환율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1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20원을 넘어섰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았던 연평균 환율 기록을 다시 쓰게 되는 셈입니다.
올해 초에는 145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상반기 중반 1360원대까지 내려온 뒤 하반기에 들어 다시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화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로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달러인덱스가 하락 국면에 들어선 시점에도 원화는 동반 강세를 보이지 못하며 상대적으로 더 약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이 같은 환율 움직임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통상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기업들의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난 상황입니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과 채권 투자 확대도 외환 수급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실제로 올해 들어 해외 투자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증가하며 달러 수요를 키웠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연말 환율이 중요한 이유는 결산 환율이 경제 전반의 기준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연말 환율이 재무제표에 직접 반영됩니다. 외화 부채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환율 상승만으로도 장부상 손실이 커질 수 있고, 이는 신용도와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 역시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 과정에서 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습니다. 환율이 높게 마감될수록 건전성 지표가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물가 측면에서도 환율은 민감한 변수입니다. 원화 약세는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이는 다시 소비자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최근 수입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배경에도 고환율 영향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연말 환율 수준이 내년 상반기 물가 흐름의 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외환 당국이 연말 환율을 관리하려는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고 수요를 줄이기 위한 여러 조치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수단이 국민연금과 한국은행 간 외환스와프입니다. 국민연금은 해외 자산 비중이 큰 기관으로, 환율이 오를수록 달러 수요가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외환스와프를 활용하면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서 직접 달러를 사지 않고도 필요한 달러를 확보할 수 있어 시장 수요를 줄이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최근 외환스와프 한도가 연장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수출 기업들의 달러 매도, 이른바 네고 물량을 유도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말을 앞두고 기업들이 보유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도록 유도하면 단기적으로 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나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대기업들을 직접 만나 환율 안정을 요청한 배경에도 이런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금융 당국은 외화 유동성을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함께 가동하고 있습니다.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달러 자산을 한국은행에 예치할 경우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은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됩니다. 외환시장의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가용한 수단을 최대한 동원하고 있다는 신호로 시장에 전달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대응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단기적으로 환율을 안정시키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으나, 원화 약세의 구조적 요인이 해소되지 않는 한 유사한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 수출과 해외 투자에 집중된 경제 구조,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에 민감한 자본 이동은 장기적인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환율은 단기간에 하나의 요인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경제 주체들의 기대와 심리, 구조적인 수급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형성됩니다. 연말 환율 방어는 시장의 과도한 불안을 진정시키는 의미를 갖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외환 수급 구조를 개선하고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방향의 논의가 함께 이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연말 환율이 어떤 수준에서 마무리되느냐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내년 경제 환경을 가늠하는 중요한 신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ChatGPT,동아일보,한국은헹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