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에어컨 온도조차 권력? 日에서 퍼지는 ‘에어하라’ 현상

by 상식살이 2025. 7. 16.
반응형

 

사진:  Unsplash 의 Falco Negenman

일본에서 무더위가 일상화되는 여름철,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형태의 갈등이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른바 ‘에어하라(エアハラ)’라는 말은 에어컨(Air Conditioner)의 ‘에어’와 괴롭힘을 뜻하는 ‘하라’(harassment의 일본식 약어)를 합친 조어입니다.

 

직장 상사가 에어컨 온도를 일방적으로 설정하고, 다른 직원들의 요청에도 변경을 거부하거나 무시하는 행동이 바로 그 내용입니다.

 

이처럼 지위를 이용해 상대의 건강과 업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행위는 단순한 무관심이나 무례를 넘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간주되기 시작했습니다.

 

무더위 속에서 직장 내 에어컨 사용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연일 35도를 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온열 질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에어컨 가동 여부나 온도 설정은 단순한 쾌적함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권, 노동권과 밀접한 연관을 갖게 됩니다.

 

직장에서 에어컨을 켜지 않거나 너무 높은 온도로 설정해 직원의 불쾌감이나 집중력 저하를 유발할 경우, 이 역시 에어하라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이나 비용 절감을 이유로 무더운 환경을 강요하는 행동은 법률상 ‘산업재해’나 ‘인격권 침해’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이 현상은 단순한 기후 반응 이상의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은 다양한 유형의 괴롭힘을 세분화하여 사회적 의제로 다뤄왔고, 그 결과 ‘○○하라’라는 표현이 일종의 문화적 코드처럼 자리잡고 있습니다.

 

성희롱은 ‘세쿠하라(セクハラ)’, 권위적 언행은 ‘파와하라(パワハラ)’, 그리고 최근에는 시끄러운 키보드 소리로 방해를 주는 ‘오토하라(音ハラ)’, 사투리 사용자를 비웃는 ‘다이하라(方ハラ)’, 고객의 갑질을 뜻하는 ‘카스하라(カスハラ)’까지, 일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트레스 요소들이 ‘하라’라는 개념 안에 담겨 이름 붙여지고 있습니다.

 

2025년 일본괴롭힘협회에서 발표한 괴롭힘 유형은 45가지에 이르며, 그중에는 “그게 괴롭힘이야”라는 말을 남발하는 행위를 괴롭힘으로 규정한 ‘하라하라(ハラハラ)’까지 포함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괴롭힘의 정의가 점차 넓어지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에어하라’는 단지 여름철 불편함을 둘러싼 해프닝이 아니라 직장 문화의 변화, 권위와 배려 사이의 경계, 그리고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인식 전환을 반영하는 사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무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구성원 모두가 쾌적하고 건강한 환경을 누리기 위해선 단순히 기계의 버튼 하나를 누르는 문제 이상으로, 상호 존중과 합리적 소통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한국에서도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고온다습한 여름, 직장 내 에어컨 온도를 둘러싼 불만은 익숙한 광경입니다. 한 명은 추위를 호소하고 다른 이는 더위를 참지 못하는 상황에서, 누가 결정권을 갖는지, 구성원 간 의견은 어떻게 조율되는지에 따라 사무실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국 역시 이제는 냉난방 환경이 단순한 편의가 아닌 ‘직장 내 웰빙’의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하고, 보다 섬세한 가이드라인과 공동체적 인식 전환이 필요해 보입니다.

 

앞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극단적인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일터에서의 물리적 환경이 업무 효율뿐만 아니라 인권과도 직결된다는 인식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괴롭힘의 범위가 세분화되고 새로운 기준이 계속 등장하는 시대에, 상호 존중과 균형 있는 권한 행사가 일상 속에서 구현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에어하라라는 표현은 그저 신조어가 아니라, 오늘날 일터의 민감한 갈등 구조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단면입니다.

 

 

 

 

출처: ChatGPT,조선일보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