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남미 페루에 건설한 찬카이항은 단순한 항구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항구는 리마 북쪽에 위치한 작은 해안도시에 중국 국영 해운사 코스코가 약 5조 원의 자본을 투입해 세운 곳으로, 중국은 이 항구를 통해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했습니다.
개항식에 시진핑 주석이 직접 화상으로 참석할 만큼 정치적 상징성을 지닌 장소이며, ‘남미의 상하이’라는 별칭까지 얻었습니다. 중국은 이 항구를 통해 파나마 운하를 통하지 않고도 남미 동부와의 직항 교역로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찬카이항은 단독 사례가 아닙니다. 지난 10여 년간 중국은 ‘일대일로’ 전략을 통해 전 세계 항만에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고, 현재는 무려 129곳의 해외 항만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상업 항만의 3분의 1이 중국 자본에 의해 점유된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같은 확장은 단순한 경제적 이득을 넘어서, 세계 해상 물류 체계와 공급망의 지배력을 넓히기 위한 구조적 전략입니다.
중국이 조선, 해운, 물류 분야에서 보유한 막대한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물류의 흐름 자체를 설계하고 통제하는 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글로벌 물류 대란이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각국은 물류 체계의 취약성을 절감했고, 이에 따라 자국 공급망의 안정성 확보에 나서게 됐습니다. 중국은 그 틈을 타서 항만뿐 아니라 물류 플랫폼, 해운선, 창고, 트럭 운송에 이르기까지 전체 유통 생태계를 빠르게 장악해 왔습니다.
국제 사회는 이제 단순한 투자나 물류 효율성의 차원을 넘어서 국가 안보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이러한 중국의 확장 움직임에 대해 상당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항만 운영권이 중국 손에 들어가게 되면 유사시 전략 물자의 운송을 통제당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단순히 항구의 물리적 통제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데이터 기반 물류 흐름까지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우려는 더욱 깊어집니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해운 물류 플랫폼인 로진크(LOGINK)는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원래는 중국 내 물류 정보의 흐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공공 플랫폼으로 개발된 시스템이었지만, 현재는 전 세계 90여 개 항만과 연동되고 있으며 200여 곳의 물류창고, 500만 대 이상의 트럭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컨테이너의 90% 이상이 이 시스템에 의해 추적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국과 일본,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등 주요 국가의 항만과도 연계되어 있으며, 실질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의 ‘빅데이터 관제탑’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로진크가 단순한 물류 플랫폼이 아닌 전략적 감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이 이 플랫폼을 통해 미국 내 군수 물자, 주요 원자재, 핵심 반도체나 의료 물자와 같은 전략 품목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고, 이를 조작하거나 적대 세력에 노출시킬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DC에서 열린 공청회에서는 로진크가 통신 장비 업체 화웨이처럼 미국 내에서 배제되어야 할 ‘디지털 위협’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었습니다.
화웨이가 통신망을 통한 정보 유출 가능성으로 미국 시장에서 퇴출당했던 것처럼, 로진크 역시 항만과 물류 데이터를 둘러싼 신종 보안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셈입니다.
중국의 해운·항만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세계 무역의 흐름 자체가 특정 국가의 의도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구조가 되고 있다는 점은 국제 사회 전체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사안입니다.
물류의 흐름은 단순한 경제 활동이 아니라 안보와 산업 정책, 심지어 외교 전략에까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쟁, 팬데믹, 국제 분쟁 같은 위기 상황에서 물류 통제력은 곧 국가의 생존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제는 항만 하나를 건설하거나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국가 간의 전략적 구도가 재편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중국은 이러한 흐름을 누구보다 빠르게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군사력 확장보다 훨씬 더 은밀하고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각국 정부와 기업은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에만 주목하기보다 장기적인 안보와 데이터 주권의 관점에서 이러한 문제를 바라보고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 물류의 흐름을 누가 얼마나 투명하게, 그리고 책임 있게 관리할 수 있는가가 국제 질서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지금, 각국의 전략은 보다 정교하고 통합적인 접근이 요구됩니다.
출처:ChatGPT,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