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간식이 붕어빵입니다.
예전에는 동전 몇 개만 있으면 봉지 가득 담아 들고 갈 수 있는 간식이었지만 요즘 풍경은 제법 달라졌습니다. 같은 붕어빵이라도 어느 곳에서는 1000원에 네 개를 살 수 있고 다른 곳에서는 한 개에 3500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가격 차이만 보면 전혀 다른 음식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서울 혜화동의 한 붕어빵 노점에는 평일 낮에도 줄이 이어집니다. 이곳의 붕어빵 가격은 한 개 250원으로 요즘 시세를 감안하면 보기 드문 수준입니다. 손님들은 가격을 이유로 반복 방문을 이어가고 한 번에 수십 개씩 구매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상인은 반죽을 직접 만들어 원가를 낮추고 메뉴를 팥과 슈크림 두 가지로 단순화했습니다. 직원 간 역할을 나눠 굽기와 포장을 분업화하면서 회전율을 최대한 끌어올렸습니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빠르게 많이 파는 구조를 선택한 셈입니다.

반대로 연남동의 한 붕어빵 가게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두바이 초콜릿 붕어빵으로 한 개 가격이 3500원입니다.
콘치즈, 불닭 같은 메뉴도 2000원대 이상으로 형성돼 있습니다. 이 가게는 붕어빵을 간단한 길거리 간식이 아니라 하나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디저트에 가깝게 재해석했습니다. 젊은 층의 입맛을 반영한 메뉴 구성과 키오스크 주문 방식, 매장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공간 구성도 특징입니다. 그 결과 겨울철 월매출은 900만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붕어빵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호떡과 어묵 같은 다른 겨울 간식도 비슷한 방향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망원동의 한 호떡 가게는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호떡을 4000원에 판매합니다. 일반적인 호떡 가격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활용한 홍보와 카페처럼 꾸민 매장 분위기로 젊은 손님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실제 방문객의 상당수가 20대와 30대라는 점은 길거리 간식 소비층이 예전과 달라졌음을 보여줍니다.
반면 전통적인 분식집과 노점들은 단골 손님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장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용문시장 인근의 한 분식집에서는 700원짜리 어묵 꼬치를 들고 가게 앞에 모여 서 있는 손님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같은 자리를 지켜온 가게일수록 가격보다 신뢰와 친숙함이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아이 손을 잡고 찾는 가족 단위 손님과 동네 주민들이 꾸준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처럼 길거리 간식 시장이 양극화된 배경에는 명확한 현실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에너지 비용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예전 방식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됐습니다. 붕어빵 앙금에 쓰이는 국산 팥 가격은 최근 5년 사이 40퍼센트 이상 올랐습니다. 밀가루와 설탕, 가스와 전기 요금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인 입장에서는 가격을 낮춰 많이 팔 것인지, 가격을 높여 차별화할 것인지 선택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소비자 인식 변화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한쪽에서는 여전히 가성비를 중시하며 예전의 붕어빵을 찾는 수요가 존재합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비싸더라도 새로운 맛과 경험을 원하며 사진을 찍고 공유할 수 있는 간식을 선택합니다. 소비 목적이 단순한 허기 해소에서 경험 소비로 확장되면서 길거리 간식도 그 흐름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소비자 취향이 다양해진 상황에서 단일한 가격과 방식으로는 시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상인들은 각자의 조건과 상권에 맞는 전략을 선택해야 하고 소비자 역시 가격과 가치에 대한 기준을 스스로 정리해 가는 과정에 놓여 있습니다.
겨울철 길거리 간식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계절의 즐거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다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자영업자의 고민과 소비 트렌드 변화, 물가 상승이라는 현실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붕어빵 한 봉지에 담긴 풍경은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출처:ChatGPT,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