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과 반도체 경기가 대만의 경제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대만에서 자산 1백만 달러 이상 보유한 사람이 지난해 79만명에서 2028년 116만명으로 47% 급증할 전망입니다. 56개 조사국 중 가장 높은 증가율입니다. UBS는 “세계적인 반도체 호황과 AI 산업 활황에 따라 신흥 부자들이 탄생하고, 대만 산업·경제가 발전하면서 다른 나라 백만장자들도 이주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대만은 2010년대 초반만 해도 경제성장률이 2~3%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2021년 6.6%를 기록하며 급등했습니다. 코로나 시기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TSMC를 비롯한 대만의 IT 산업 매출이 크게 뛴 결과입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임금이 오르고, 국민의 자산이 늘고, 소비도 증가하면서 경제가 살아나고 있는 것입니다.
2021년 전후 코로나로 IT 제품 수요가 늘면서 TSMC의 반도체 매출이 급증하고, 대만의 데이터센터 서버 제조 업체들도 호황을 맞았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중국 제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대만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일어났습니다.
미국 반도체 수입 시장에서 중국산 반도체 점유율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가운데, 대만의 점유율은 10%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또 2022년 말 생성형 AI 열풍이 불면서 대만의 서버나 컴퓨팅 관련 업체 수요도 늘어났습니다.
지난해부터 TSMC 본사가 있는 신주에 고급 쇼핑몰이 들어섰고, 주말에는 테슬라와 BMW 전시장, 아파트, 단독주택 분양 사무실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대만 페라리 판매량은 지난 4년 동안 두 배로 늘었습니다.
반도체가 만들어낸 부의 흐름이 오랫동안 성장이 정체됐던 다른 산업으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기술 업계 종사자들이 늘어난 연봉을 부동산에 투자하는 바람에 부동산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고 이는 건설이나 서비스 부문 등 내수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만 상장사 중 직원 임금이 가파르게 오른 기업으로 건축자재와 건설 회사들이 꼽혔습니다. 수년 동안 임금이 낮은 수준에서 정체됐던 서비스 부문 일자리에서도 급격한 임금 상승이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바람에 기술 업계 이외 근로자들은 연봉이 올라도 집을 장만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대만 총선에서 젊은이들은 기술 업계 고소득자들이 올려놓은 부동산 가격에 불만을 품고 집권 민진당을 집단으로 이탈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Copilot, 조선일보,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