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 판매액 지수가 10분기 연속 감소하는 등 내수가 역대급으로 악화하면서 재고 처리 업체에 폐업 업체들의 재고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얼어붙은 소비 심리 탓에 재고 처리마저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합니다.
재고 처리 업체 관계자는 과거엔 온라인쇼핑몰이나 수도권 옷 가게에서 단순히 팔고 남은 재고를 싼값에 가져오는 게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전체 물량의 30~40% 정도는 폐업한 업체의 재고를 무상으로 받아 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예전엔 이렇게 사들인 재고를 팔아 수익을 냈는데, 최근엔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 재고 수집이 매출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재고들은 통상 서울 동대문 의류 상가 등에 있는 도매 시장이나 소매 판매점으로 다시 유통돼 왔다고 합니다.
최근 시장이나 상점 납품 가격을 시장 도매가보다 40% 낮췄으나, 이를 받아주는 동대문 의류 소매 업체 등 거래처는 되레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매입한 물건을 팔아 처리하는 주기도 기존 한 달에서 서너 달로 늘어났고, 매출은 지난해보다 30%가량 줄었다고 합니다.
민간 소비 위축이 의류 재고 시장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서울 북아현동 가구 거리 점포 40여 곳 가운데 2~3곳 걸러 한 곳은 폐업하거나 점포에 ‘임대 문의’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고 합니다.
11일 통계청 소매업 재고액 지수는 지난 3분기(7~9월) 105.4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20년 1분기 이후 모든 분기 통틀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지수가 클수록 재고가 많다는 뜻입니다. 또 3분기 도소매업 재고율도 108.3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코로나 확산기였던 2020년 1분기의 105.5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3분기 생산자 제품 재고 지수도 110.6으로 3분기 기준으로 역대 둘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작년 3분기(117.7)에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재고가 쌓이는 것은 내수 소비가 부진해 제품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3분기 소매 판매액 지수는 100.7로 1년 전보다 1.9% 감소했습니다. 특히 이 지수는 2022년 2분기(4~6월) 이후 10분기 연속 줄고 있습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5년 1분기 이후 최장 기간입니다.
폐업자 수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작년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98만6000명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폐업 사유별로 보면 ‘사업 부진’이 48만2000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고금리와 고물가가 소비를 짓누르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3%대의 높은 기준 금리가 2022년 10월부터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상황으로 소비자들이 주택 담보 대출 등 대출 이자를 갚고 나면 소비 여력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고물가로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려운 것도 내수 회복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지난 9~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내려오긴 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는 3%대 가파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속되었습니다.
출처: Copilot,조선일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