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의 평균 나이가 사상 처음으로 만 45세를 넘었습니다. 외환 위기 직후인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만 해도 ‘사오정(45세면 정년)’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45세는 중장년의 상징적 나이였습니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가 이어지면서 군(軍) 여단장급인 초임 대령이나 대기업 차장·부장급에 해당하는 45세가 전체 인구의 중간 연령대인 청년대열에 합류한 것입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전라남도와 서울 도봉구 등 일부 지자체는 예산을 지원하는 청년 기준을 39세에서 45세로 확대했습니다.
주민등록인구 평균 나이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8년 평균 나이는 37세였습니다. 연평균 0.5세씩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11년 뒤인 2035년 50세, 2049년엔 55세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한국의 중위 연령(전체 인구를 한 줄로 세웠을 때 가운데 있는 사람의 나이)은 45.1세로 일본(49.4세)보다 낮지만, 영국(40세)·미국(38.3세)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습니다.
올해 45세가 된 1979년생은 고교 시절 ‘H.O.T.’ 같은 원조 아이돌에 열광하고 대학 입학 직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고전인 ‘스타크래프트’를 즐겼던 X세대(1970년대생)들입니다. 가수 이효리·성시경,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 이동국 전 축구선수가 1979년생들입니다.
‘꼰대’ 소리를 들었던 과거의 45세들과 달리 요즘 45세들은 불필요한 회식을 삼가고 자유로운 패션 감각을 뽐내는 젊은 관리자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1960년대생, 1980년대 학번을 뜻하는 ‘86세대’와 후배 MZ세대들 사이의 세대 갈등을 조정하는 중심에 이들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X세대 문화의 끝자락을 주도한 요즘 45세가 사회 각 영역에서 ‘꼰대 문화’를 거부하고 수평적·개방적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연공서열과 상명하복 문화가 남아 있던 2000년대에 사회 초년생 대열에 합류한 이들이 중간 관리자가 되어 86세대의 권위주의적 문화에서 MZ세대의 개인주의 문화로 이어지는 과도기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복사와 회의 준비 등 허드렛일을 사원·대리 등에게 맡겼던 과거 ‘부장님’들과 달리 학창 시절부터 인터넷과 휴대전화에 익숙했던 요즘 부장들은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자”는 경향이 강하다는 겁니다.
45세 전후 관리자들은 나이가 쌓이면 진급하는 ‘서열주의’를 깨는 데도 중심에 서 있습니다. 나이라는 전통적 계급장을 떼고 무한 경쟁을 하게 된 첫 중간 관리자 세대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차장·부장 등 직급이 공식적으로 없어지고 ‘책임’ 등으로 통합되면서 팀장·임원 승진을 놓고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과거보다 늘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선배를 부하 직원으로 받으라고 하면 부담스러워 하거나 받더라도 아예 일을 안 시키는 방식으로 ‘예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깍듯이 존칭하되 일은 선후배를 따지지 않고 똑같이 시킨다고 합니다.
출처:Copilot,조선일보,통계청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