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가 대졸 신입사원이 아닌 고등학교 졸업생을 직접 채용하는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학위를 보지 않고 능력을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취지의 ‘능력주의 펠로십(Meritocracy Fellowship)’이라는 프로그램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거나 미루고 실무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자 하는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팔란티어는 2003년 설립된 실리콘밸리 기반 기업으로,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정부기관과 글로벌 기업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회사입니다. 9·11 테러 이후 미국 정보기관의 테러 대응을 돕기 위해 설립된 만큼, 방위·보안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의료, 보험, 제조,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 데이터를 활용한 의사결정 솔루션을 제공하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팔란티어가 시작한 이번 실험의 핵심은 ‘학위보다 역량’입니다.
‘능력주의 펠로십’ 1기에는 10대 고교 졸업생 22명이 선발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4개월 동안 팔란티어의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월 54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780만원을 받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마친 이들에게는 대학 학위가 없어도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지원 자격은 ‘대학 미진학자’로 제한되었고, 500명 이상이 몰리며 높은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이 실험의 배경에는 알렉산더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의 철학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는 철학과 법학을 전공했지만, 대학 제도가 더 이상 현대 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지 못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가 말하는 ‘대학 무용론’은 단순한 도발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대학 교육이 가진 한계를 경험한 결과입니다. 그는 최근 실적 발표 자리에서 “요즘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은 창의적 사고보다 이미 정해진 말만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습니다. 기업이 요구하는 것은 학문적 이론이 아니라, 현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행력과 사고력이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펠로십 참가자들은 4주간의 인문학 세미나를 수료한 뒤 실무팀에 배치되었습니다. 서양 문명, 미국 역사, 사회운동 등을 주제로 한 세미나는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닌 사고의 확장을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이후 병원, 보험사, 방위산업체, 정부 기관 등 팔란티어의 다양한 고객사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실제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회사는 3~4주 만에 각자의 역량과 성장 속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10대들 중에는 명문대 입학을 포기한 사례도 있습니다. 브라운대학교 입학을 보류하고 팔란티어를 선택한 한 참가자는 “실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대학보다 더 큰 도전이라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부모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학위 과정을 선호하지만, 젊은 세대는 이미 ‘현장에서 배우는 경험’의 가치를 더 크게 보고 있습니다. 일부 참가자는 펠로십 종료 후 대학에 진학할 수도 있지만, 정규직 입사 제안을 받는다면 현장을 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팔란티어 관계자는 “그들이 남든 떠나든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경험을 이미 했다는 점”이라고 밝혔습니다.
팔란티어의 시도는 실리콘밸리 기업들 사이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테슬라, 구글, IBM, 애플 등 주요 기업들도 채용 시 ‘학위 필수’ 조건을 삭제하거나 완화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대학 커리큘럼을 앞지르면서, 현장에서 배운 실무형 인재를 더 선호하는 흐름이 형성된 것입니다.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이미 자율 학습과 프로젝트 기반의 경험이 대학 교육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팔란티어의 고졸 채용 실험이 단기적인 실험을 넘어 인재 양성 패러다임의 변화를 상징한다고 봅니다. 산업 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AI와 자동화가 일자리를 재편하는 상황에서 학위 중심의 인재 평가 방식은 점점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기술 직종의 약 60%가 학위보다 ‘실무 경험’을 우선 평가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의학, 법학, 공학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여전히 체계적인 교육이 필수적입니다. 다만 문제 해결력, 데이터 분석, 코드 작성, 커뮤니케이션 등 창의적 직무에서는 학위보다 실질적 성과와 사고력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팔란티어의 시도는 결국 교육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무엇을 배우느냐’보다 ‘어떻게 배우느냐’, ‘누가 가르치느냐’보다 ‘스스로 어떤 경험을 쌓느냐’가 더 중요해진 시대입니다. 젊은 세대가 선택한 길은 대학과 직장의 이분법을 넘어, 배움과 일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방식의 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AI 기술이 사회 전반을 재편하는 시대에 팔란티어의 실험은 하나의 전환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큽니다. 대학이 더 이상 유일한 진입 통로가 아닌 시대, 인재의 가치는 학위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 정의되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교육과 채용의 미래가 어떻게 재구성될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 읽힙니다.
출처:ChatGPT,조선일보,판란티어홈페이지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