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의 최근 10년 수익률이 한국 증시보다 5배나 좋은 배경에 일본 공적연금(GPIF)의 자국 주식 투자 확대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밸류업 정책을 추진 중인 한국의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확대에 방점을 두고 자국 주식 비중을 계속 줄여나가는 것과 대비됩니다.
일본증시는 버블경제가 한창이던 1989년 말 니케이지수가 3만8915포인트를 기록한 뒤 오랜 시간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2012년 ‘아베노믹스’를 추진하면서 힘을 받기 시작합니다.이후 기업 지배구조 개혁, 일본거래소(JPX)의 상장 유지 조건 강화 등의 조치가 이어지면서 10년간 상승곡선을 탔습니다.
총수익지수(TSR)를 기준으로 보면 최근 10년동안 일본 주가지수는 297% 상승했습니다. 일본 뒤로 미국 271%, 대만 246%, 독일 120%, 중국 71%, 한국 61% 등입니다. 배당 투자 수익을 고려한 실질 수익률은 일본이 한국보다 5배 높았다는 의미입니다.
일본 증시의 뛰어난 실질 수익률을 만든 동력 중 하나로 GPIF라는것입니다. GPIF는 올해 3월 말 기준 총자산이 245조9800억엔에 달하는 세계 최대 연기금 가운데 한 곳입니다. GPIF는 전체 투자 자산군 중 일본 주식 비중을 2010년 말 11.5%에서 2013년 말 24.7%까지 늘렸는데 현재도 약 25%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GPIF의 자국 주식 비중 확대가 일본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전문가의 평가입니다. GPIF는 단순히 주식만 사모은 게 아니라 의결권을 위임한 자산운용사로 하여금 피투자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촉구하도록 했다는 겁니다.
GPIF의 공격적인 자국 주식 매입과 의결권 행사는 밸류업 동참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투자 심리로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밸류업 계획을 자율공시한 일본 상장기업의 2024년 3월 말 기준 평균 주가 수익률은 38.0%, 비공시 상장기업은 27.5%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국민연금 역시 올해 5월 말 기준 기금 적립금이 1113조5120억원에 달하는 글로벌 연기금 중 한 곳입니다. 다만 국민연금은 GPIF와 달리 자국 주식 투자 비중을 계속 줄여가고 있습니다. (2017년 20% → 2024년 15.4%) 2029년 말에는 13.0%까지 축소할 계획입니다.
이는 국민연금이 기금 운용 정책의 방향성을 ‘해외 투자 강화를 통한 수익률 극대화’에 두고 있어서기 때문입니다. 현행 국민연금 시스템에서는 1113조원이 넘은 기금 적립금도 불과 30년 뒤인 2054년에 고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을 1%포인트(p)만 높여도 기금 고갈 시기를 6년 정도 연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비율을 2028년 60%까지 확대하기로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국민연금이 향후 연금 지급을 위한 자산 매각에 본격적으로 나섰을 때 국내 시장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주식 투자를 줄이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국민연금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주식 비중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연금 지급이 수입보다 많아지는 성숙기에 연간 수십조원을 매도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은 일본 밸류업 정책을 벤치마킹하면서도 일본 연기금처럼 자국 주식 비중 확대에는 나서지 못하는 것입니다.
출처: Copilot, 조선일보,국민연금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