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보유한 외화자산의 위탁 운용 수익률이 4년에 한 번꼴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더불어 한·미 협상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가 연 200억달러 한도, 총 2000억달러를 미국에 현금으로 투자해야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외화자산 운용의 안정성과 수익성, 그리고 환율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한국투자공사(KIC)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운용 수익률은 11.7%로 집계되었습니다. 지난해 말 2065억달러였던 외화자산 규모가 9개월 만에 2276억달러로 증가하여 211억달러가 늘어난 셈입니다. 최근 몇 년간 KIC의 수익률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해왔습니다. 2023년 11.6%, 2024년 8.49%의 성과를 기록하며 벤치마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KIC의 운용 실적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이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2006년 한국은행으로부터 10억달러를 처음 위탁받은 이후 KIC는 20년 동안 다섯 차례의 손실을 경험했습니다. 손실이 발생한 시점은 모두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정했던 시기와 맞물려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15년 중국 경기 둔화, 2018년 미중 무역갈등, 2022년 팬데믹 이후 급격한 금리 인상기 등이 그 사례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투자공사의 운용 구조가 세계 경기 변동과 금융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2022년의 경우 수익률이 -14.4%로 급락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유동성을 빠르게 축소하며 채권금리가 급등했고, 주식시장 역시 큰 폭으로 하락하였습니다. KIC는 주식과 채권을 중심으로 자산을 분산해 운용했으나, 전 세계적인 자산가격 조정 속에서 손실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는 국부펀드가 단순한 분산투자만으로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됩니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KIC의 운용자산은 847억달러에서 2065억달러로 늘었습니다. 연평균 약 120억달러씩 증가한 셈이지만, 이번에 논의 중인 대미 현금투자 규모인 2000억달러에 비하면 충분하지 않은 수준입니다. 정부는 외환보유액 중 현금성 자산과 단기국채, 예치금 등을 활용해 재원을 마련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에 일시적인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대규모 달러 투자 결정이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량의 달러가 해외로 이동할 경우 단기적인 외환 수급 불균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거나 외국인 투자 자금의 유입이 둔화될 위험이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시점과 방식이 확정되지 않았고, 단계적으로 집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장의 과도한 불안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번에 논의되는 대미 현금투자는 단순한 금융 투자라기보다 외교적 신뢰를 강화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미국은 이미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과 유사한 금융 협력 구조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이 이 체계에 합류할 경우 단기적 수익보다 장기적 전략 가치가 우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한국의 외환정책이 ‘안정성 중심’에서 ‘전략적 운용’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투자공사가 이러한 변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KIC는 현재 글로벌 주식, 채권, 부동산, 인프라, 사모펀드 등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벤치마크에 근접한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고 있으나, 최근 미 국채금리 상승, 달러 강세, 지정학적 불안, 중국 경기 둔화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향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한국투자공사의 운용 성과는 단순한 수익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신용과 직결됩니다. 국부펀드 운용이 부진하면 외환보유액의 효율성이 낮아지고, 이는 국가의 대외 지급 능력과 통화 신뢰도에 영향을 줍니다. 외화자산의 수익률은 곧 외환시장 안정성과 국가 신용등급, 대외금융비용 등과 맞닿아 있습니다.
한국 외환보유액은 약 4200억달러로 세계 8위 수준입니다. 그중 절반 이상이 국채나 단기 예금 등 안전자산이며, 나머지는 한국투자공사를 통해 중장기 투자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외환보유액을 단순한 ‘비상 자금’이 아니라 ‘경제 외교의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의 대미 현금투자 논의는 국제 금융 네트워크 속에서 신뢰를 높이는 과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통화정책에도 일정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보유한 외화자산의 일부를 미국에 투자하게 되면 국내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통화정책의 긴축 기조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운용수익이 발생한다면 외환보유액의 수익성이 높아져 재정 건전성 제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논의의 본질은 단기 수익이 아니라 외화자산 운용의 전략적 효율성에 있습니다. 외환보유액을 단순히 쌓아두는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경제의 안정성과 대외 신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투자공사의 운용 성과는 단순한 투자 수익을 넘어 국가의 경제 체력과 협상력의 지표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외화자산을 단순히 축적하는 수준을 넘어, 국제 금융 네트워크 속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단계로 나아간다면, 우리 외환정책의 성격은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입니다. 외화자산 운용은 단순한 금융 활동이 아니라, 국가의 경제 주권을 지키고 국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대미 현금투자 논의는 그 방향 전환의 출발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ChatGPT,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