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4년 반 만에 금리 인하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이번 연준의 금리 인하는 1~2년간 이어지는 금리 인하기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과거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6개월~1년 시차를 두고 미국 소비와 투자가 살아났습니다. 한국 같은 수출 주도국의 경기와 글로벌 주식, 부동산 시장에도 온기가 도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00년대 들어 미 연준은 큰 폭의 금리 인하를 3차례 단행했습니다. IT 버블 붕괴로 경기가 침체된 2000년 말부터 2003년 중반까지 미 연준은 금리를 과감하게 5.5%포인트나 내렸습니다. 그 뒤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20년 코로나 위기 때 금리를 인하했습니다.
이처럼 미국은 경기 침체와 위기에 선제 대응을 위해 금리 인하를 시작했기 때문에 금리 인하기에는 미국내 실업률이 오르고 성장률이 꺾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금리 인하가 마무리되고 나면 이내 경제가 살아나는 모습이 반복되었습니다.
이에 반해 한국은 미국의 금리 인하기에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3차례 미국 금리 인하기 중 IT 버블 붕괴와 코로나 사태 때는 한국 주가와 집값이 동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IT 버블이 2000년 들어 본격적으로 꺼지면서 미국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고점 대비 78% 떨어지고 실업률은 2%포인트 이상 올랐습니다. 연준은 30개월에 걸쳐 금리 인하를 단행합니다. 당시 한국은행도 미 연준을 따라가면서 기준금리를 순차적으로 2%포인트 인하합니다. 미국보다 2~3%포인트 높은 한국 금리는 2001년 외국인 자금 75억3천만달러가 국내로 순유입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코스피는 고점 대비 56% 폭락하지만, 미국 금리 인하가 시작된 뒤 2년 반 동안 30%가량 회복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도 연준은 연 5.25%이던 금리를 1년 4개월에 걸쳐 제로 금리 수준으로 인하합니다. 한은도 2008년 10월 이후 3.25%포인트 금리를 내립니다. 금융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기 동안 코스피 등 주가가 회복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성장률, 집값 등의 지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코로나 공포가 최고조였던 2020년 3월 연준은 금리를 한꺼번에 1%포인트 인하합니다. 한은도 5월 연 0.5%로 인하하면서 뒤따라 갑니다. 한국 경제는 2020년 -0.7% 역성장하지만, 이듬해엔 4.3% 성장세로 전환합니다. 코로나 금리 인하기 때 전 세계에 풀린 막대한 돈은 주식과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고,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다시 올리기 전까지 자산 시장의 급등세는 지속됩니다. 한국 주식, 부동산 값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000년 이후 미국의 금리 인하기는 IT 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 위기, 코로나 위기 등 경기 침체나 위기 상황에 유동성을 공급해서 경제를 살려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0.5%포인트 대폭 내리는 방식으로 금리 인하기를 시작했지만, 미국이 심각한 경기 침체에 빠져 있거나 글로벌 수준의 위기가 벌어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내수 부진에 빠진 한국의 경기 부양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이번엔 한국에서 주가, 집값 상승이 반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또 최근 미국 시장으로 돈이 쏠리는 경향이 과거보다 강화됐다는 게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기도 합니다. 이전에는 단기적으로 한국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져 외국에서 자금이 유입되면서 환율 등 국내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됐지만 이번엔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출처: Copilot, 조선일보,머니투데이,연방준비제도인스타그램,한국은행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