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왜 마지막까지 바꾸지 않는 가전이 되었을까?
최근 주변을 둘러보면 TV를 새로 장만했다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사하면서 세탁기, 청소기, 냉장고, 에어컨은 바꾸는 경우가 많아도 TV는 예외인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TV의 기술 변화가 체감되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 제품과 최신 모델을 비교해도 눈에 띄는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이전처럼 ‘대형화’나 ‘초고화질’ 같은 혁신적 변화가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교체 유인을 주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재택 시간이 길어지면서 TV 수요가 한때 급격히 늘어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시기를 지나며 교체 주기가 앞당겨진 측면도 있어 최근에는 되레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지출을 줄이려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고장이 나지 않는 한 기존 제품을 유지하려는 경향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콘텐츠 소비 방식 자체가 변한 것도 TV 교체를 미루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시청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젊은 세대는 TV를 거의 켜지 않는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TV가 집안에서 점점 ‘중심 기기’의 자리를 내주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전자기업의 실적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에 TV와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부진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이상 줄었고, 19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도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 부문의 이익이 1000억 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수익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소비자 수요 자체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뾰족한 수가 없는 형국입니다.
한국 기업이 흔들리는 사이,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활약이 돋보입니다.
TCL, 하이센스,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습니다. 작년 4분기 기준으로 이들 3사의 글로벌 TV 출하량 점유율이 30%를 넘어서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합계 점유율을 추월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월마트가 판매하는 저가 브랜드 ‘온 TV’가 출하량 기준으로 미국 2위에 올랐습니다. 저가 시장 공략에 집중한 결과입니다.
국내 업체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TV를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닌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자체 운영체제인 타이젠을 기반으로 광고와 스트리밍 콘텐츠가 결합된 스마트TV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LG전자 역시 웹OS라는 독자 운영체제를 중심으로 스마트TV 플랫폼 확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LG는 지난해 웹OS에 1조 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이 운영체제가 탑재된 전 세계 TV는 2억 대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기업 모두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강화하면서 콘텐츠와 광고, 플랫폼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TV는 단순히 영상을 보여주는 전자제품이 아니라, 하나의 콘텐츠 소비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이런 변화가 얼마나 직접적인 가치를 주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중심의 소비 패턴이 고착화되면서 거실의 TV는 점차 부차적인 기기로 밀려나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1인 가구나 청년층 사이에서는 아예 TV 없이 생활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TV 제조사들이 단순한 하드웨어 경쟁을 넘어서 콘텐츠와 플랫폼, 그리고 사용 경험 전반에 대한 고민을 더 깊이 할 필요가 있습니다.
화면 크기나 해상도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운 시대가 되었고,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생태계의 매끄러운 연결이 제품 선택의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술력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 고객 서비스, 내구성 등 전반적인 경험이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TV 시장은 여전히 규모가 크고, 일정 수준 이상의 수요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지금처럼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트렌드 속에서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만 경쟁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TV 제조사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품 전략과 고객 관계를 다시 점검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단순한 스펙 경쟁을 넘어 고객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출처:ChatGPT,동아일보,LG전자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