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가 쓴 시, 10대가 열광하다 – 다시 살아나는 시집의 시대
요즘 10대와 20대 사이에서 시집이 새로운 문화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시집 하면 어렵고 고루한 인상이 강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감성적이고 세련된 콘텐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놀랍게도 10대 작가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대학생 차정은 작가가 가장 눈에 띕니다.
차정은 작가는 올해 19세로, 현재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학생입니다. 그녀는 지난 6월 출간한 시집 《여름 피치 스파클링》으로 무려 5주 연속 시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나온 《토마토 컵라면》으로 다시금 1위 자리를 이어가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13쇄를 찍고 약 1만 5000부가 팔리는 등 시집으로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토마토 컵라면》은 2023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쓴 작품으로, 지금까지 누적 5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입니다.


10대 작가가 쓴 시집이 높은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몇 가지 중요한 흐름이 있습니다.
먼저 ‘텍스트힙’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들 수 있습니다. ‘텍스트도 힙하다’는 의미로, 감각적인 시구를 SNS에 공유하고, 시집 표지를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설정하거나 책 자체를 패션 소품처럼 활용하는 방식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은 단순히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자신의 감성과 취향을 드러내며 소통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차정은 작가의 시집은 SNS 플랫폼인 X(구 트위터)에 수많은 게시물로 공유되며 한 게시물이 40만 회 이상 조회되는 등 자발적 확산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출판계에서도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출판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시집만큼은 예외입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해 시집 판매량은 전년 대비 9.9% 성장했고, 올해도 5월까지 27%나 증가했습니다. 특히 10대와 20대의 구매 비율이 크게 늘어난 점이 주목됩니다. 교보문고에선 올해 들어 10·20대의 시집 구매 비중이 36.3%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예스24에서도 2020년 11.7%였던 10·20대 구매자 비중이 올해는 19.2%까지 상승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단순히 시집을 사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시를 쓰는 작가로도 데뷔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마침내 멸망하는 여름"을 출간한 정 작가도 2005년생으로, 출간 당시 10대였습니다. 그 외에도 신인 작가로 등단한 유선혜(27) 작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비등단 10대~20대 초반의 작가들입니다. 이들은 문단 중심의 시에서 벗어나 일상 속 감정과 감각을 담아낸 시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SNS에서 활약 중인 인스타그램 채널 ‘포엠매거진’ 역시 이 흐름을 잘 보여줍니다.
이 계정은 20대 운영자가 시작한 것으로, “외계인이 침공하면 시 안 읽는 사람이 먼저 잡아먹힌다”는 독특하고 유머러스한 문구로 시작해, 현재는 8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문학동네 같은 기존 출판사와 협업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관련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SNS 기반의 시 콘텐츠는 전통적 독서 행위가 아닌, 디지털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문학 소비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처럼 10대와 20대 작가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지 나이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들이 보여주는 시는 공감 가능한 감정, 일상의 조각, 짧지만 강렬한 문장들이 특징입니다. 시인의 철학이나 사회적 메시지보다는, 한순간의 감정을 포착해 감성적으로 전달하는 시가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차정은 작가 역시 시를 읽고 필사하던 습관에서 출발해, ‘자신만의 언어’로 독자들과의 교감을 이루고자 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시집에 빛나는 것의 매력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아마 내 꿈에서 독자들의 꿈이 엿보였던 것 같다”고 말하며 세대 공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의 시집 열풍은 단순히 유행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텍스트와 감성이 결합된 새로운 콘텐츠 소비 방식이며, 특히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하고자 하는 젊은 세대의 문화적 움직임입니다.
시는 다시 ‘읽는 것’에서 ‘공유하는 것’, 그리고 ‘써보는 것’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감상적인 취향의 일부 독자만이 시를 찾았다면, 이제는 SNS를 통해 누구나 쉽게 시를 접하고, 공감하며, 심지어 창작에도 도전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셈입니다.
출판계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더 많은 신인 작가들을 발굴하고, 젊은 독자들의 감성을 반영한 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문장을 통해 세대 간의 공감대를 넓혀가는 이 흐름은, 앞으로도 문학계뿐 아니라 전반적인 콘텐츠 문화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시는 여전히 살아 있고, 젊은 세대의 언어로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출처: ChatGPT,조선일보,교보문고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