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떠나며 남기는 복수, 日 ‘리벤지 퇴사’가 느는 이유는
일본에서 최근 확산되고 있는 ‘리벤지 퇴사’ 현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퇴사를 넘어, 회사를 떠나며 의도적으로 조직에 타격을 주는 방식의 퇴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직장 내 갈등을 넘어서 일본 사회 전반의 고용 구조, 세대 간 가치관 변화, 인력시장 환경 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한 건설회사에서는 30대 직원이 퇴사하면서 “우리 회사의 기술자 절반 이상이 곧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고, 후속 세대는 없다”는 말을 외부에 흘린 것이 계기가 되어 주요 거래처로부터 일방적인 거래 중단을 통보받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실무자들이 거래처에 매달려 사정을 설명하고 호소했지만, 결국 관계는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단 한 명의 퇴사가 기업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리벤지 퇴사’는 단순히 개인의 감정적 대응이 아닙니다. 일이 몰리는 성수기를 골라 갑작스럽게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고의로 인수인계를 하지 않고 떠나는 경우도 있으며, 더 나아가 소셜미디어에 야근 실태나 내부 문제를 폭로하는 방식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회사는 채용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거나, 프로젝트 운영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됩니다.
이런 일이 늘어나는 가장 큰 배경으로는 ‘구직자 우위 시장’이 꼽힙니다. 일본은 극심한 저출산으로 인해 구직자 수보다 구인 수가 많아졌고, 이로 인해 구직자가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한 번 다닌 회사를 나가면서 문제가 생기면 업계 내 평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심스러웠지만, 이제는 굳이 참지 않아도 다른 일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젊은 세대, 즉 Z세대에서 두드러집니다. 예전에는 ‘회사에 신세를 졌다’는 생각에 불만이 있어도 묵묵히 참고 다니는 문화가 일반적이었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그런 식의 귀속 의식보다는 ‘참는 게 손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직장에 대한 충성심을 더 이상 전통적인 방식으로 이해하지 않으며, 조직보다 개인의 삶의 질과 정체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 모든 책임을 퇴사자에게만 돌릴 수는 없습니다. 일본 기업들의 인사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신입사원을 무작위로 부서에 배치하는 ‘배속 가챠’ 문화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본인이 원하는 직무와 전혀 관계없는 부서에 배치되어 장기간 적응하지 못하고 좌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직원 개개인의 경력 성장을 도모하기보다는, 기업 중심의 인사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셈입니다.
리벤지 퇴사는 단지 퇴사자의 개인 감정이 아닌, 조직 내 깊은 불만이 축적된 결과입니다. 한 명의 이탈이 조직 전체에 불안을 유발하고, 다른 구성원들의 동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자와 인사담당자들이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신호입니다. 경영진이 이를 사소한 일탈로만 본다면, 다음 타자는 누구든 될 수 있고, 조직은 쉽게 무너지게 될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은 단순히 일본의 이야기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한국에서도 MZ세대를 중심으로 조직 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며, 특히 ‘회사를 위해 희생하지 않겠다’는 경향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리벤지 퇴사는 단지 고용시장의 한 단면이 아니라, 기업이 어떻게 조직을 운영하고, 사람을 대하고 있는지에 대한 거울이기도 합니다. 결국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단순한 인력 운용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조직문화’로의 전환이 절실해 보입니다.
출처: ChatGPT,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