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는 넘치는 창원, 그런데 청년들은 일자리 없다고 떠난다?
‘젊음의 거리’로 불리던 경남 창원시 창동 상상길, 가게 네 곳 중 한 곳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고, 과거 대형 헬스장이 자리 잡았던 건물은 여러 층이 동시에 비어 있는 모습입니다.
인근 백화점과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잇따라 철수한 이후, 이 거리는 더 이상 청년의 소비와 발길로 유지되지 않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상인들의 말처럼 청년이 떠나자 상권은 빠르게 식어갔고, 변화의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가팔랐습니다.

창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는 단순한 상권 침체에 그치지 않습니다. 2010년 34만 명을 넘던 청년 인구는 현재 22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감소 폭은 전체 인구 감소보다 훨씬 큽니다. 창원은 최근 10년간 청년 순유출이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분류됐습니다.
평균 연령 역시 30대 중반이던 도시가 이제는 전국 평균을 웃도는 수준에 이르렀고, 고령 인구 비율이 20%를 넘으며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습니다. 인구 구조의 변화가 도시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는 셈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창원이 전통적인 산업도시라는 점입니다.
기계, 방산, 조선 기자재를 중심으로 한 대기업들이 밀집해 있고, 경남 전체 지역내총생산은 전국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치만 보면 일자리가 풍부한 지역으로 보이지만, 청년들의 체감은 다릅니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는 일정 수준 이상의 숙련 기술과 전공 적합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다양한 전공과 직무를 원하는 청년들의 선택지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IT, 콘텐츠, 문화, 서비스 분야에서의 일자리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일자리의 양과 질 사이에서 괴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필요한 인력을 구하고 있지만, 청년 입장에서는 자신의 전공과 커리어 방향에 맞는 직무를 찾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지역 대기업들이 수도권 대학 출신이나 석·박사급 인력을 선호하는 경향도 이런 인식을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문과 계열 전공자의 경우 선택지는 더 좁아져 공공기관 시험으로 몰리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교육 환경 역시 청년 유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의과대학이나 로스쿨이 없다는 점은 지역 내 우수 학생들이 고등학교 졸업 이후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대학 진학 단계에서부터 지역을 떠난 청년들이 다시 돌아올 유인이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학업과 취업, 생활 전반을 연결해 보면 창원에 머무를 이유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생활거주 여건 역시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공원과 녹지가 많고 생활 환경은 쾌적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주거 비용은 수도권에 뒤지지 않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대기업 사업장이 밀집한 지역의 아파트 가격과 전세가는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인근 김해에서 출퇴근하는 선택이 늘어났고, 출퇴근 시간대 교통 혼잡은 일상적인 불편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도시 규모에 비해 철도 교통망이 부족하다는 점도 생활 만족도를 낮추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창원의 행정적 위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례시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 인구 규모를 충족해야 하는데, 청년 유출이 지속될 경우 이 기준을 지키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외국인 근로자 유입으로 총인구를 방어하고 있으나, 장기적인 해법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청년 인구가 줄어드는 도시는 소비와 혁신, 문화의 동력이 함께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산업 구조의 다변화와 도시 기능 재편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신산업을 키우고,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무와 직종을 지역 안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주거 지원 역시 단기적인 공급 확대를 넘어, 직장과 생활권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창원의 사례는 특정 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비수도권 대도시가 공통으로 마주하고 있는 과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자리, 교육, 주거, 교통, 문화가 함께 작동하지 않으면 청년은 도시를 떠나고, 청년이 떠난 도시는 빠르게 늙어간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읽힙니다. 청년이 다시 머물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일이 지역 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출처:ChatGPT,조선일보,창원시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