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조 없는 집에서 찾은 여유, 일본 청춘의 선택
일본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욕조가 없는 ‘욕조리스’ 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은 단순한 주거 형태의 변화가 아닌, 그들의 생활 방식과 가치관의 전환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일본은 ‘센토(공중목욕탕)’ 문화와 더불어 집에서도 욕조에 몸을 담그는 것을 중요시해 왔던 나라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관습이 점차 흐려지며, 더 간결하고 효율적인 생활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주거 문화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 23구 내에서 역세권 중심으로 욕조를 없앤 임대 아파트 ‘아방드(AVAND)’가 약 1만 호 공급되었으며, 현재 입주율이 98%에 달한다고 합니다. 욕조는 물론 발코니도 제거한 대신, 실내 바닥 면적을 넓힌 구조로 설계된 이 주택은 특히 자취를 시작하는 젊은 층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한 입주자는 “욕조 청소는 번거롭고 물도 많이 든다”며, 샤워만으로 충분하다는 인식을 보여주었습니다. 실제로 그는 샤워 후 물방울만 닦아내는 간편한 관리 방식에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단순한 편의성 추구를 넘어, 젊은 세대의 ‘시간 절약’과 ‘비용 효율’을 중시하는 생활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샤워만으로 일상적인 위생을 유지할 수 있는데 굳이 욕조에 물을 받고 기다리는 데 드는 시간과 물, 가스 비용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1인 가구가 많고, 퇴근 후에도 짧은 휴식을 선호하는 도시 생활자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개발사들도 이에 발맞춰 설계를 바꾸고 있습니다.
이토추도시개발의 ‘크레비아 료고쿠 코쿠기칸도리’ 아파트 단지에서는 총 77채 중 25채가 욕조 없는 소형 평형(30㎡)으로 공급되었습니다. 단순히 욕조를 없앤 것이 아니라, 머리 위에서 떨어지는 ‘오버 헤드’ 방식의 고급 샤워기를 설치하여 욕조가 주던 ‘휴식감’을 어느 정도 대체하려는 시도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일본의 젊은 세대는 더 이상 ‘욕조가 있는 집’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욕조리스’ 주택은 이들에게 시간과 공간을 아끼며, 불필요한 청소나 관리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실용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도쿄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땅값이 높고 공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실내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흐름과도 잘 맞아떨어집니다.
물론 이런 변화가 모든 세대에 환영받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욕조에 몸을 담그며 피로를 푸는 습관을 중요시하는 중장년층이나 가족 단위의 거주자들에겐 아쉬운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인구 구조가 고령화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며, 부동산 가격 부담이 큰 사회 구조에서는 이러한 주거 형태의 변화가 점점 더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신축 원룸이나 오피스텔에서 욕조를 아예 설치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샤워 부스만 갖춘 구조가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현대인들에게 ‘목욕’보다는 ‘샤워’가 일상적인 위생의 기본으로 자리 잡았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주거 공간은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드러내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일본 젊은이들의 ‘욕조리스’ 선택은 현대 사회가 추구하는 빠르고, 간결하며, 실용적인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으로도 읽히는 대목입니다. 변화하는 주거 문화를 통해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출처:ChatGPT,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