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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박동으로 사람을 찾는 ‘유령의 속삭임’, 전장을 바꾸는 기술

상식살이 2026. 4. 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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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에서 ‘사람을 찾는 일’은 단순한 수색을 넘어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광활한 사막과 산악 지형, 끊임없이 변화하는 전장 환경 속에서 단 한 명의 위치를 파악하는 일은 오랜 시간 군사 기술의 한계로 남아 있었습니다. 최근 공개된 기술은 이 한계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눈으로 찾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신호를 읽어내는 방식입니다.

미국이 이란 남부에서 격추된 미군 전투기 무장관제사(WSO)구조 작전에서 ‘유령의 속삭임(Ghost Murmur)’이라는 극비 기술을 사용한 것입니다. 유령의 속삭임은 인간의 심장 박동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전자기 신호를 감지하고, 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특정 개인의 위치를 찾아내는 기술입니다. 기존에는 몸에 센서를 부착해야만 확인할 수 있었던 생체 신호를 원거리에서 탐지 가능하도록 기술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사진:  Unsplash 의  Lee Peterson

이 기술의 핵심에는 센서와 인공지능의 결합입니다. 합성 다이아몬드 내부의 미세한 결함을 활용한 고감도 센서가 극도로 약한 신호를 포착하고, 인공지능이 주변의 다양한 잡음 속에서 의미 있는 패턴만을 추출합니다. 전자기 간섭, 지형 조건, 다양한 생체 신호가 뒤섞인 환경에서도 특정 신호를 식별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수만 제곱킬로미터에 이르는 공간에서 단 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 가능한 것입니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한 구조 작전에만 머물지 않고 전장의 개념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열 감지 장비나 무선 신호 추적이 주요 수단이었습니다. 열 감지는 환경 온도에 영향을 받기 쉽고, 무선 신호는 장비가 꺼져 있으면 무용지물이 되는 한계가 있었으나, 생체 신호 기반 탐지는 사람이 살아 있는 한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심장 박동이나 호흡을 비접촉 방식으로 측정하는 레이더 기반 센서는 의료 분야에서 활용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수면 상태를 분석하거나, 병원에서 환자의 상태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재난 구조 현장에서는 무너진 건물 속 생존자를 찾기 위해 미세한 움직임과 호흡을 감지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지진이나 붕괴 사고 이후 구조 시간을 단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군사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록히드 마틴의 비밀 연구 조직 스컹크 웍스는 이러한 기술을 실제 작전에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미 UH-60 블랙호크에 탑재가 이루어졌으며, 차세대 전력으로 꼽히는 F-35 전투기에도 적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탐지 기술이 항공 플랫폼과 결합될 경우 감시와 정찰의 방식 자체가 바뀔 수 있습니다.

 

‘패시브 감지 기술’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능동적으로 신호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수집해 분석하는 방식입니다. 적에게 노출되지 않으면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군사적 가치가 높습니다. 전자전 환경에서 생존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평가됩니다.

 

기술 발전 방향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능력’으로 수렴하고 있습니다. 열, 소리, 전자기파를 넘어 생체 신호까지 탐지 영역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는 전장에서 은폐와 위장의 개념에도 변화를 요구합니다. 단순히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전장의 모습은 눈에 보이는 장비보다 보이지 않는 기술에 의해 결정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심장 박동을 통해 위치를 찾아내는 기술은 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탐지와 구조, 감시와 보호의 경계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장은 물리적 공간을 넘어 데이터와 신호의 영역에서 경쟁하는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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