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도 처가도 부담 없는 명절, 일본에서 확산되는 각자 귀성 문화
일본에서 설날과 오봉 같은 명절에 부부가 함께 가지 않고 각자 자신의 고향을 따로 가는 것이 점차 일상적인 선택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부부가 함께 남편의 본가를 방문하는 것이 과거에는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결혼 이후에도 명절을 각자의 부모와 보내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에서는 이를 ‘세퍼레이트 귀성’이라고 부르며 새로운 생활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진행한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여러 차례 각자 귀성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한 번이라도 경험한 비율까지 포함하면 열 명 중 여섯 명에 이르며, 아직 실행하지 않았더라도 검토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습니다. 명절에 부부가 반드시 함께 이동해야 한다는 인식이 약해졌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일본 사회 전반에 확산된 개인 중심적 생활 방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결혼 이후에도 개인의 생활 영역과 가족 관계를 비교적 분리해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부부라 하더라도 각자의 부모와 보내는 시간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명절을 의무가 아닌 선택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태도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20~30대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꼽은 이유는 명절을 더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갈등이나 불화가 원인이 아니라, 신경을 덜 쓰고 자연스럽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설명이 주를 이뤘습니다. 연휴 기간이 짧아 양가를 모두 방문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많았습니다.일본은 지리적으로 이동 거리가 긴 경우가 많고, 귀성철 교통 혼잡과 숙박 비용 부담도 상당합니다.
경험자들의 만족한다는 응답이 70%를 넘었고, 여성 응답자의 만족도는 90% 이상으로 높았습니다. 이는 일본 사회에서도 명절에 남편의 본가를 중심으로 움직여야 했던 관행이 여성에게 부담으로 작용해 왔음을 보여줍니다. 각자 귀성은 이 부담을 줄이고 서로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의 가족 구조 변화도 이 현상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핵가족화가 오래전에 진행된 일본에서는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물리적으로 떨어져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명절에 부모와 보내는 시간이 더욱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한쪽 부모 집에 함께 가는 대신, 각자가 자신의 부모 곁에 머무는 선택이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직장 문화 역시 영향을 미칩니다.
일본은 장시간 근무와 촘촘한 연휴 구조로 인해 명절 이동 자체가 큰 부담이 되는 사회입니다. 제한된 휴일 안에서 모든 가족을 만족시키기보다는, 각자가 가장 필요한 곳을 선택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부부 사이에서도 이러한 선택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가족 관계가 느슨해졌다는 의미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부부 관계 안에서 개인의 감정과 필요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방식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명절을 함께 보내야만 가족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서로의 선택을 존중하는 관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일본의 세퍼레이트 귀성 문화는 결혼 이후에도 개인의 삶과 가족 관계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명절이라는 시간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는 과정에서, 부담을 줄이고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 같은 변화는 일본 사회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다른 나라에도 참고할 만한 사례로 보입니다.
출처:ChatGPT,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