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공간들의 반전 매력, 목욕탕은 어디로 갔을까?
목욕탕, 주유소, 이발소. 한때 동네의 중심이었던 이 업종들이 요즘에는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완전히 사라지기보다는 색다른 방식으로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최근 이러한 업종의 ‘변신’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단순한 향수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목욕탕입니다. 부산의 ‘신선탕’은 이제 ‘신선목간구이’라는 이름의 삼겹살집으로 변신했습니다. 벽의 타일, 자동 때밀이 기계, 수자원공사의 물 절약 팻말은 그대로 두었지만, 그 공간에선 고기 냄새가 진동하고 웃음 섞인 대화가 오갑니다. 뜨거운 탕에서 몸을 담그는 대신 불판 위 고기 익는 소리에 취해 맥주잔을 부딪치는 모습이 이색적입니다.

이러한 변신은 단순한 유행이 아닙니다.
코로나19 이후 목욕탕은 공중위생의 문제로 큰 타격을 받았고, 영업 종료 상태에 놓인 곳들이 많아졌습니다. 전국에 남아있는 목욕탕 수는 2003년 약 1만 곳에서 현재 5600여 곳으로 줄었고, 팬데믹 3년 동안 약 1000곳이 사라졌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철거는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구조상 설비 철거 비용이 높아 새로운 방식으로 공간을 재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생긴 것입니다.
이런 목욕탕 개조 사례는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일본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사카와 나고야에서는 오래된 목욕탕 건물이 선술집이나 맥주 양조장으로 재탄생했고, 교토에서는 목욕탕을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해 ‘사우나 활동’, ‘사밥(사우나 후 식사)’, ‘사술(사우나 후 한잔)’ 등의 문화를 만들어내며 젊은 고객층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토토노(ととのう)’라는 사우나의 심신 안정 상태를 즐기기 위해 일부러 목욕탕을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이발소와 주유소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고전적인 이발소 간판과 회전하는 원기둥을 그대로 살린 채, 수제 맥주 바나 북카페로 운영하는 공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 이발소는 ‘젠틀맨스 라운지’라는 이름으로 남성 전용 휴식 공간을 제공하면서 클래식한 이발기구와 가죽 소파를 인테리어로 살려 고객들에게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주유소 역시 단순한 기름 공급장소가 아닌, 카페와 세차장을 함께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중입니다. 서울의 한 대형 주유소는 드라이브스루 카페와 전기차 충전소, 심지어는 야외 공연장을 함께 운영하며 지역 커뮤니티의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라져 가는 업종의 공간들은 이제 단순한 기능에서 벗어나 감성적이고 체험적인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습니다. 단순히 물리적인 장소의 활용을 넘어,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트렌드를 결합한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공간에 담긴 정서입니다. 그곳은 더 이상 목욕을 위한 공간이 아닐지라도, 사람들과 소통하고 추억을 공유하는 ‘따뜻한 공간’으로서의 역할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점점 더 많은 ‘사라져가는 것들의 재발견’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단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와 문화를 잇는 다리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바야흐로, 과거의 공간들이 새로운 이야기로 다시 살아나는 시대입니다.
출처: ChatGPT,조선일보,네이버신선목간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