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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의 위기 '안정성과 품질' 신뢰를 잃은 것이 치명적

상식살이 2025. 1. 2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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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100년이 넘는 보잉 역사에서 가장 비참하고 끔찍한 시간이었습니다.

1월 5일 알래스카항공 소속 737 맥스 여객기에서 이륙 직후 동체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발생해 곤욕을 치렀습니다. 4900m 상공에서 비상구 덮개가 떨어져 나가 항공기 동체에 구멍이 뚫리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미국의 자존심’ 보잉의 추락을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3월에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국제공항을 이륙한 737-800 여객기가 약 5000m 상공에서 외부 패널이 뜯겨 나가 비상착륙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4월에는 델타항공 소속 767 여객기가 뉴욕 JFK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비상 탈출용 미끄럼틀이 떨어지면서 회항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5월에는 페덱스 익스프레스 소속 767 화물기가 튀르키예 이스탄불국제공항에서 앞바퀴가 내려오지 않아 비상착륙했습니다. 9월에는 16년 만의 노조 파업으로 항공기 제작과 인도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보잉은 3분기에만 61억7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직원 중 10% 규모인 17만1000명의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켈리 오토버그 최고경영자는 2024년 11월 20일 전체 회의에서 “보잉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논쟁에 다들 지쳐있는 상태”라면서 “불평하지 말고 당면한 과제에 집중하자. 지금이 최저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 달 뒤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보잉은 우주 사업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자체 개발한 유인우주선 ‘스타라이너’는 2024년 6월 두 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시험비행을 떠났으나, ISS 도킹 이후 기기 결함이 발견돼 이들을 다시 탑승시키지 못한 채 지구로 돌아왔습니다. 우주비행사는 여전히 ISS에 머물고 있으며, 빨라도 2025년 3월에나 귀환할 전망입니다.

 

끊임없이 이어진 악재의 여파로 보잉 주가는 2024년 한 해 동안 29.87% 하락했습니다. 한때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며 세계 항공 기술을 선도했던 보잉이 추락한 이유는 잃어버린 초심과 엔지니어 홀대, 과도한 경쟁압박, 커진 설계 복잡성,기업문화에 독이 된 인수합병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보잉은 설립 초기부터 기술력에 무게중심을 두고 품질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철학을 유지해 왔습니다. 한때 개발 인력만 4만 명에 이를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재무 전문가가 경영권을 잡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고 합니다.

 

1997년 보잉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군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전투기 개발·제작사 맥도넬 더글러스를 합병했는데, 이 회사 CEO 출신인 원가절감 전문가 해리 스톤사이퍼는 4년 동안 고참급 엔지니어 등 직원 4만 명을 해고하고 비용 절감 차원에서 부품 개발과 제조를 아웃소싱으로 전환했습니다. 외주 제작 비율이 늘면서 품질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보잉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2024년 8월 엔지니어 출신의 켈리 오토버그를 CEO에 선임했습니다.

보잉은 737맥스 기종을 개발하던 2011년 당시 기존 737 기종을 완전히 재설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그럼에도 단기적인 비용 절감에 집착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엔진 교체로 이를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A320네오’를 앞세운 에어버스의 공세에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발단이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기종을 만드는 데는 보통 10년 넘는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 고객의 마음을 돌릴 조치가 필요했습니다.

 

보잉은 주요 고객사인 아메리칸항공 측에 “기존 737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최대한 빨리 내놓겠다”고 약속했고, 이후 6개월 만에 737맥스의 밑그림을 완성했습니다. 서둘러 개발된 737맥스는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추락 사고로 두 여객기의 탑승자 총 346명이 전원 사망하는 대형 사고 등으로 결함을 노출했습니다.

 

보잉 737 기종에는 약 37만 개의 부품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자동차보다 10~20배 더 많습니다. 따라서 설계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변수를 꼼꼼히 따져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잠재된 복잡성이 불거지면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보잉은 ‘플라이 바이 와이어(FBW·Fly By Wire, 전기신호로 비행을 제어하는 것)’로 대표되는 항공 전자 시스템의 디지털화 흐름 속에서도 기계식 조작 방식을 병행·유지해 왔습니다. 경쟁사 에어버스가 FBW 도입에 적극적인 것과 대조적입니다.

 

보잉은 1995년 777 모델을 도입하면서 FBW 시스템을 처음 적용했지만, 주력인 737 계열 기종은 기계식 조작 방식을 고집해 왔습니다.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모두 탑승자 전원 사망 사고를 일으킨 737맥스 기종의 경우 기계식 플랫폼에 전자식 제어장치인 ‘조종특성증강시스템(MCAS· Maneuvering Characteristics Augmenta-tion System)’을 적용했는데 설계 구조의 아날로그 시스템과 디지털 시스템의 융합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MCAS는 항공기의 기수가 급격히 상승해 실속(失速·stall)할 우려가 있을 때 자동으로 기수를 낮춰 사고를 방지하는 장치입니다. 비행 중인 항공기의 고도가 갑자기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이를 실속이라 합니다. 당시 두 사고의 원인은 MCAS 시스템 오류로 드러났습니다.

 

보잉과 맥도넬 더글러스의 합병은 기업 문화에도 독이 되었습니다. 두 기업의 문화가 민항기와 폭격기만큼이나 색깔이 뚜렷하게 갈렸기 때문입니다. 보잉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직원 중에는 맥도넬 더글러스와 합병 이후 달라진 조직 문화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출처:ChatGPT,조선일보,보잉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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