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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을 준비하는 법, 장례를 넘어 삶을 이어주는 시간

상식살이 2026. 3. 4.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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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라 쓰고 돈이라 읽는다”는 표현은 요즘 장례 문화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모바일 부고장에는 장례 일정과 함께 ‘마음 보내실 곳’이라는 문구가 자연스럽게 적혀 있습니다. 계좌번호가 덧붙고, 부조금은 실시간으로 이체됩니다. 조문을 가지 못해도 송금은 합니다. 마음을 전한다고 말하지만 형식은 점점 간편한 금융 거래에 가까워졌습니다. 관계의 밀도와 무관하게 정해진 금액을 보내는 문화가 익숙해졌습니다.

사진:  Unsplash 의 James Schultz

이 흐름에 문제를 제기하며 다른 길을 모색해 온 인물이 있습니다. 개신교 가정사역 단체 하이패밀리를 이끄는 송길원 목사입니다. 그는 스스로를 ‘엔딩 플래너’라 부릅니다. 임종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삶의 마지막을 설계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았습니다. 끝내는 ending이 아니라 이어주는 anding이라는 설명을 덧붙입니다. 죽음이 단절이 아니라 관계의 정리를 통해 다음 세대로 건너가는 과정이라는 시각입니다.

 

그는 특정 교회의 담임목회를 맡지 않고 가정 사역에 집중해 왔습니다. 1990년대 초 미국 교회를 방문했을 때 30대 싱글 모임, 이혼자를 위한 상담, 부모 교육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당시 한국 교회에서는 공개적으로 꺼리던 주제였습니다. 귀국 후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를 설립하고 부부 세미나, 결혼 예비학교, 성희롱 예방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죽음을 주제로 한 저서도 여러 권 펴냈습니다. 삶의 전 과정에서 관계를 다루어 온 경험이 장례 문화 개선으로 이어졌습니다.

 

경기도 양평에 마련한 공간에서는 ‘작은 장례식’이 열립니다. 강당에 차려진 빈소에는 국화꽃 대신 고인의 사진과 유품이 놓입니다. 메모리얼 테이블 위에는 생전 즐겨 읽던 책, 손때 묻은 안경, 직접 그린 그림이 놓입니다. 조문객은 줄을 서서 절만 하고 나가지 않습니다. 고인을 기억하는 문장을 메모지에 적습니다. 유가족은 그 문장을 읽으며 위로를 받습니다.

 

육개장과 수육으로 대표되던 장례식장 음식 대신 간단한 다과만 준비합니다. 식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인근 식당을 안내합니다. 삼베 수의 대신 고인이 즐겨 입던 옷을 입혀 드립니다. 한지 관과 한지 유골함을 사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화장 후에는 수목장으로 이어집니다. 형식이 달라지자 분위기도 달라졌다는 후기가 이어집니다.

 

‘엔딩 파티’라는 방식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사후 장례가 아니라 생전에 의식이 또렷할 때 지인들을 초청해 인사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오해를 풀고, 감사 인사를 전하고, 미처 하지 못한 말을 건넵니다.

 

배우 박정자가 강릉 해변에서 생전 장례식을 연 사례는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해 축제처럼 진행됐습니다. 탤런트 신애라의 부친을 위해 열린 엔딩 파티에서는 가족과 지인들이 웃음과 눈물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죽음을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두지 않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려는 시도였습니다.

 

생전 유품 정리도 눈에 띕니다. 큰 수술을 앞둔 어머니가 평생 아껴온 자개농을 자녀에게 미리 나누어 주겠다고 한 이야기는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죽고 나서 주는 건 선물이 아니다”라는 말은 관계의 마침표를 스스로 찍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일본에서는 ‘슈카쓰(終活)’라는 말이 일상어가 되었습니다. 생전 정리, 유언장 작성, 장례 방식 결정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흐름입니다. 일본의 대형 장례 기업들은 소규모 가족장을 기본 상품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평균 장례 비용은 과거보다 낮아졌고, 절차는 간소화되었습니다.

 

한국의 화장률은 90%를 넘어섰습니다. 매장 중심 문화에서 화장과 수목장, 해양장이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국립하늘숲추모원은 개장 이후 이용 신청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서울시립승화원 같은 공공 화장시설 예약은 몇 주 전부터 마감되곤 합니다.

 

장례 비용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상조업체의 선수금 관리와 환급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장례 대행 서비스가 표준화되면서 편리해진 면이 있지만, 유가족이 절차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2박 3일 일정을 따라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MZ세대는 장례를 소비의 관점에서 재해석합니다. 과도한 허례허식을 부담으로 인식합니다. SNS에는 소박한 가족장 후기, 생전 장례식 영상, 추모 공간을 직접 꾸민 사례가 공유됩니다. 해외에서는 디지털 추모관과 온라인 메모리얼 페이지가 확산되었습니다. 페이스북은 계정을 ‘추모 계정’으로 전환하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가상 공간에서의 애도가 현실의 장례를 보완합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비대면 장례와 온라인 중계가 일상화되었습니다. 이 경험이 장례 형식의 유연성을 넓혔습니다.

 

장례는 여전히 상업적 이해관계가 얽힌 영역입니다. 국내 상조 시장 규모는 수조 원대로 추산됩니다. 선수금을 기반으로 한 영업 구조는 안정성과 투명성 문제를 반복적으로 제기해 왔습니다. 소비자 피해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제도 개선 요구가 이어졌습니다. 비용 구조를 공개하고 표준 견적서를 제시하는 업체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장례 지도사의 역할도 단순 진행자가 아니라 상담자로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사회의 성숙도를 보여줍니다. 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임종의 장소는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집에서 생을 마감하던 모습은 점차 사라졌습니다.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이 늘고 있습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자료에 따르면 등록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결정하려는 움직임입니다.

 

장례는 남은 사람의 시간입니다. 고인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작별할 것인지 선택하는 자리입니다. 형식이 바뀐다고 정신이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형식이 마음을 도울 수는 있습니다. 고인의 사진 앞에서 웃으며 추억을 나누는 장례, 살아 있을 때 감사 인사를 전하는 파티, 미리 나누는 유품 한 점이 관계를 정리해 줍니다.

 

마지막을 준비한다는 말이 섣부르게 들릴 수 있습니다. 준비하지 않는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장례를남의 일로 두지 않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해 보입니다. 엔딩은 끝이 아니라 연결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입니다. 죽음 앞에서조차 관계를 회복하고 의미를 찾으려는 시도는 앞으로 더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출처:ChatGPT,조선일보,LMN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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