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페인 커피, 정말 카페인이 없을까?

국내에서 판매되는 디카페인 커피와 차 제품이 여전히 일정 수준의 카페인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기준은 원재료에서 카페인을 90% 이상 제거하면 ‘디카페인’이라는 표시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카페인이 거의 없는 상태를 디카페인으로 인식하고 있어 제도와 인식 사이에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유럽연합의 기준을 보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EU에서는 단순히 제거율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최종 제품에 남아 있는 카페인의 양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볶은 커피는 0.1% 이하, 인스턴트커피는 0.3% 이하로 규제하며, 실제 권장 범위는 한 잔당 2~5mg 이하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에서 판매되는 디카페인 커피는 한 잔에 적게는 5mg에서 많게는 26mg까지 포함된 경우가 있어 국제적 기준과 차이가 큽니다.
미국은 카페인 잔류량뿐 아니라 디카페인 처리 과정에서 사용되는 용매의 잔류 허용치를 관리합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메틸렌클로라이드의 잔류량이 10ppm 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이는 매우 낮은 수치입니다.
한국은 카페인 제거율만을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실제 소비자가 섭취하는 잔존량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소비자정책위원회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해외 사례를 참고해 디카페인 표시 기준을 잔존 카페인 함량 중심으로 재설정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비록 권고에는 강제력이 없지만, 식약처는 현황 점검과 제도 개선 검토를 약속한 상태입니다.
여러 소비자 단체와 시민단체가 기준 강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올해 초 디카페인 표시 기준을 90%에서 최소 97% 이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부산소비자단체협의회의 조사에서도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79%가 97% 이상의 카페인 제거율을 기대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소비자 인식이 현행 기준보다 훨씬 더 엄격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디카페인 커피 수요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국내 생산량은 2019년 1637톤에서 2023년 1만2359톤으로 약 7.5배 늘었고, 수입량 역시 같은 기간 두 배 이상 확대되었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판매 추세도 뚜렷합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디카페인 음료 판매량이 약 3270만 잔에 이르렀고 이는 전년 대비 55%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자 하는 욕구가 그만큼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카페인 섭취 제한은 단순한 기호 차원을 넘어 건강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임산부, 청소년, 카페인 민감군은 과도한 섭취가 수면장애, 심장 두근거림, 위장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성인의 하루 카페인 섭취량을 400mg 이하로 권장하는데, 일반 커피 한 잔이 100mg 정도임을 고려하면 하루에 마실 수 있는 양이 그리 넉넉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카페인을 최소화한 디카페인 음료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디카페인 표시 기준이 소비자의 기대와 실제 섭취량 사이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선 국제적 기준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한 제거율이 아니라 최종 제품 속에 얼마나 카페인이 남아 있는지, 제조 과정에서 안전성은 확보되었는지를 투명하게 알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소비자가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며, 국내 시장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출처: ChatGPT,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