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들어도 친구를 잃지 않고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나이가 들수록 친구의 소중함을 더 크게 느끼게 됩니다. 직장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맺어진 관계가 아니라, 직함과 역할을 내려놓은 뒤 자연인으로 다시 마주하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은퇴 이후의 친구 관계는 젊은 시절보다 더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최근 ‘조선일보 머니’의 ‘은퇴스쿨’에 출연한 강학중 한국가정경영연구소 소장은 은퇴 후 친구 관계가 왜 어려워지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건강하게 이어갈 수 있는지를 현실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대기업 대표이사 출신으로 수십 년간 수많은 강연을 통해 중장년층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본 그의 조언에는 경험에서 나온 무게가 담겨 있습니다.

은퇴 후 친구 관계의 출발점으로 ‘거리감’을 이야기합니다. 오랜 친구 사이라 해도 지나치게 가까워지거나 갑자기 관계를 회복하려 들면 오히려 불편함을 낳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창 사회적으로 바쁠 때는 친구 모임에 거의 얼굴을 비추지 않다가 은퇴 후 갑자기 잦은 연락과 만남을 요구하는 경우, 상대가 느끼는 감정은 반가움보다 부담일 수 있습니다. 아주 바쁜 시기라 하더라도 경조사나 중요한 자리에 간단한 인사나 성의 표시가 있었다면 관계의 온도는 전혀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을 짚습니다.
친구 사이에서 조심해야 할 부분으로 그는 ‘자기 노출’을 꼽습니다. 친구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경제적 여유, 자녀의 성취, 가족의 상황을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다 보면 상대의 마음을 다치게 할 수 있습니다.
자녀의 결혼, 해외여행, 재산 정리 이야기, 최근 바꾼 취미 용품 같은 일상적 대화조차 누군가에게는 비교와 상처로 남을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삶의 속도와 형편이 달라지는 만큼 말의 무게를 한 번 더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조언입니다.
부탁에 대한 태도 역시 중요합니다. 은퇴 이후 친구 관계가 틀어지는 대표적인 이유로 금전 문제나 인맥을 활용한 부탁이 자주 거론됩니다.
부탁은 어디까지나 선택의 문제라고 강조합니다. 들어주면 고마운 일이고, 들어주지 못해도 관계가 유지돼야 진짜 부탁이라는 말입니다. 거절을 이유로 관계가 끊어진다면 그 관계는 우정이 아니라 부담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입니다.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부탁에는 정중하게 선을 긋는 태도가 오히려 관계를 오래 가게 만든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친구가 인생의 전부가 되는 상황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친구 모임이 잦아지면서 부부 갈등이나 가족 간 불화로 이어진다면 삶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은퇴 후에는 사회적 관계의 중심이 자연스럽게 가족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친구 관계는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요소이지 삶의 우선순위를 대신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라는 인식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노년기 인간관계를 연구한 여러 사회학 자료를 보면, 은퇴 이후 삶의 만족도는 친구의 수보다 관계의 질과 안정성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자주 만나지 않아도 부담 없이 안부를 나눌 수 있는 몇 명의 친구, 이해관계 없이 대화할 수 있는 관계가 정신적 안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반대로 비교와 경쟁, 기대가 섞인 관계는 스트레스를 키우는 요인이 되기 쉽습니다.
은퇴 후의 친구 관계는 젊은 시절의 연장이 아니라 새로운 단계의 인간관계에 가깝습니다. 서로의 삶을 평가하지 않고, 도움을 주고받되 강요하지 않으며, 가까워질수록 배려의 범위를 넓히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친구를 오래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먼저 편안한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점을 많은 경험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관계를 유지하는 기술보다 관계를 대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은퇴를 앞두었거나 이미 은퇴한 분들 모두에게 한 번쯤 곱씹어볼 만한 이야기로 남습니다.
출처:ChatGPT,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