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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의 급팽창, ‘그림자 금융’에 위험 경고등

상식살이 2025. 11. 14.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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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나 사모펀드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기업에 직접 대출을 제공하는 ‘사모 대출(Private Credit)’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사모 대출 규모는 이미 2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9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비은행권 자금 공급 방식으로 평가되지만, 최근 들어 곳곳에서 부실 징후가 드러나며 금융 전문가들이 경고음을 내고 있습니다.

 

사모 대출은 은행 대출이 어려운 중소·중견 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자금 조달 수단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자산운용사나 사모펀드가 은행의 빈자리를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은 뒤 기업에 직접 대출을 제공합니다. 절차가 빠르고 심사가 비교적 간단하다는 이유로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금리가 은행 대출보다 높기 때문에 투자자에게는 수익성이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그 구조가 매우 폐쇄적이라는 점입니다.

 

은행은 공시된 재무자료와 엄격한 대출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사모 대출 운용사는 비공개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제출하는 자료만으로 대출이 진행되고, 신용평가도 소규모 신용평가사에 맡겨 임의로 조정될 수 있습니다. 운용사가 자의적으로 위험을 평가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평가기관을 찾아다니는 ‘신용 쇼핑’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구조는 2008년 미국의 부실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최근 미국의 ‘트라이컬러 홀딩스(Tricolor Holdings)’와 ‘퍼스트브랜즈(First Brands)’의 파산은 이런 위험이 현실로 드러난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

사진:  Unsplash 의 Austin Distel

트라이컬러 홀딩스는 저신용자에게 고금리 자동차 대출을 해주는 회사를 운영하며, 그 자금을 사모 대출로 조달했습니다. 문제는 같은 채권을 담보로 여러 금융사에서 중복 대출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는 점입니다. 퍼스트브랜즈 역시 부품 판매 미수금을 여러 사모펀드에 담보로 제공해 대출을 받아왔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이런 중복 담보 행태는 금융 시스템 내부에서 오랜 기간 파악되지 않았고, 연체율이 급등하면서야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바퀴벌레 한 마리를 보면 그 뒤엔 수십 마리가 숨어 있는 법”이라며, 이번 사태를 시장 전체의 구조적 문제로 보아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이런 유형의 대출은 한 기업의 부도에서 끝나지 않고 연쇄적인 신용 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부실 채권이 복잡한 구조로 여러 펀드와 금융기관에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사모 대출 시장이 이처럼 급팽창한 데에는 높은 수익률 구조가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

 

2007년 약 2600억 달러 수준이던 사모 대출 시장은 2024년 2조 달러를 넘었습니다. 사모 대출에는 ‘PIK(payment-in-kind)’라는 특수한 방식이 많이 사용됩니다. 이는 기업이 당장의 이자를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나중에 원금에 더해 상환하는 방식입니다. 단기적으로 기업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구조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원금이 불어나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올해 PIK 대출의 비중은 전체 사모 대출의 11%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처럼 위험성이 높은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사모 대출은 여전히 활발히 집행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은행보다 심사가 빠르고,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의 마지막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투자자에게는 고수익 자산으로 여겨져 기관투자자, 연기금, 보험사 등이 대거 참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사모 대출의 배후에 은행이 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은행들은 사모 대출 운용사나 펀드에 자금을 빌려주거나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얽혀 있습니다. 연방준비제도에 따르면 미국 은행이 비은행 금융기관에 제공한 대출 잔액은 1조7000억 달러를 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은행 밖의 금융’이지만, 실제로는 은행 시스템과 깊이 연결되어 있는 셈입니다.

 

이런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직전과 유사한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당시에도 은행권의 부실 대출이 아니라 비은행권의 복잡한 파생상품과 대출 구조가 위기를 촉발했습니다. 영국은행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사모 대출 시장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며, 지금의 상황은 금융위기 이전의 징후와 흡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사모 대출은 금융 시스템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았지만, 불투명한 구조와 느슨한 감독체계가 언제든 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습니다. 일부 시장에서는 이미 ‘부실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수익률 경쟁이 심화되며 대출 기준이 느슨해지고, 중복 담보나 허위 평가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모 대출 시장의 안정성은 금융기관의 자율적 위험 관리와 규제당국의 대응에 달려 있습니다. 비은행권에 대한 정보 공개를 강화하고, 중복 담보나 부실 대출을 걸러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단기적 수익에 집중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이번의 경고음은 향후 또 다른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조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사모 대출 시장은 과거 서브프라임 사태의 ‘그림자’를 떠올리게 합니다. 겉으로는 활황이지만 내부에서는 위험이 누적되고 있습니다. 자금이 몰릴수록 위험은 분산되지 않고 오히려 집중됩니다. 금융의 역사에서 위기는 늘 과잉 신뢰의 순간에 찾아왔습니다. 지금이 그 시작점이 되지 않도록, 시장과 정책 모두가 냉정한 균형을 되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ChatGPT,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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