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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 이탈리아의 선택, 제론토크라시가 남긴 청년의 부담

상식살이 2026. 2. 27.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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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이미 인구 네 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습니다. 유럽연합 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4.5%에 달하며, 중위연령은 49.1세로 50세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정치권이 고령층 유권자의 요구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고령층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높고 조직화 정도도 높습니다. 선거 전략의 중심이 자연스럽게 연금과 의료, 노인 복지로 이동하게 됩니다.

사진:  Unsplash 의 Adam Gritco

이러한 구조 속에서 이탈리아는 이른바 ‘제론토크라시’ 현상을 경험해 왔습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집권했던 시기를 살펴보면 그 단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재정 안정을 위한 연금 개혁을 시도했으나 정치적 반발에 직면했고, 이후 재집권 시기에는 오히려 연금 확대와 노년층 친화 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습니다.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가장 결집력 높은 집단의 요구를 반영하는 전략이 반복된 결과였습니다.

 

이탈리아의 2021년 국내총생산 대비 노인 복지 지출 비율은 13.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연금과 의료 지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정부 부채도 동반 상승했습니다.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은 2007년 109.8%에서 2024년 148%까지 확대되었습니다. 복지 확대가 곧바로 재정 압박으로 이어진 셈입니다. 고령층 소득 보장은 강화되었으나 그 비용은 장기적으로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전가되는 구조입니다.

 

청년층이 체감하는 현실은 다릅니다. 2012년부터 2018년 사이 15세에서 24세 청년 실업률은 30%를 넘는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일부 해에는 40%를 상회하기도 했습니다. 전체 실업률의 세 배에 이르는 수치였습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관광과 서비스 산업이 회복되면서 2024년 청년 실업률은 21.8%까지 낮아졌습니다. 전체 실업률 6.5%와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큽니다. 안정적 일자리 부족은 출산율 저하와 해외 인재 유출로 이어집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다시 심화되는 악순환이 형성됩니다.

 

청년층의 정치적 반발도 나타났습니다. 2009년 창당된 오성운동은 반기득권과 반부패를 내세워 빠르게 세력을 확장했습니다. 2013년 총선에서 제3당으로 도약했고 2018년에는 연립 정부 구성에 참여했습니다. 기존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 세대 불균형에 대한 분노가 정치 지형을 재편한 사례입니다. 다만 이들 역시 재정 건전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포퓰리즘적 재정 지출 확대는 단기적 지지 확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구조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사진:  Unsplash 의 David Salamanca

이탈리아만의 현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일본 역시 고령화율이 29%를 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령 사회입니다. 연금과 의료비 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정부 부채는 국내총생산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로 확대되었습니다. 고령층 투표 참여율이 높아 연금 개혁 논의가 번번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연금 수급 연령 상향 조정은 대규모 시위를 동반합니다. 고령층의 정치적 영향력이 정책 결정에 직접적인 압력을 행사하는 구조입니다.

 

남유럽 국가 중 그리스도 유사한 경험을 했습니다. 재정 위기 이전 연금과 공공 부문 지출이 빠르게 확대되었고, 경제 위기가 닥친 뒤 국제 구제금융 조건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겪었습니다. 세대 간 갈등이 사회적 갈등으로 확산된 사례입니다. 스페인 역시 청년 실업률이 한때 50%에 근접하면서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었습니다.

 

고령화는 단순히 복지 지출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노동시장 구조, 생산성, 국가 경쟁력과 직결됩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재정 지출 중 연금과 의료 비중이 높아지면 교육, 연구개발, 청년 창업 지원에 투입할 여력이 줄어듭니다.

 

장기 성장 기반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은 고령화가 빠른 국가일수록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여성과 고령층 고용 확대, 이민 정책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제론토크라시는 단순히 고령 정치인의 존재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인구 구조상 다수를 차지하는 고령층의 이해가 정책 방향을 좌우하는 체제를 뜻합니다. 그리스어 ‘제론’과 ‘크라시’가 결합된 용어입니다. 고령층의 영향력이 강해질수록 정책은 단기적 안정과 현상 유지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큽니다. 구조 개혁은 후순위로 밀립니다. 청년층의 부담은 누적됩니다.

 

한국은 이탈리아보다 더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어 2025년 초 이미 65세 이상 인구 비율 20%를 넘기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합계출산율은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청년층 취업난과 주거비 부담도 구조적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보험료율 조정 등 일부 합의를 통해 단계적 개편이 이뤄졌으나 재정 지속 가능성과 세대 간 형평성을 둘러싼 논의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구 구조 변화의 속도는 여전히 정책 대응의 보폭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사례는 고령층 복지 확대가 필요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세대 간 형평성과 재정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설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연금 수급 연령 조정, 보험료율 조정, 사적 연금 활성화, 청년 고용 촉진 정책을 균형 있게 추진해야 합니다. 고령층의 안정과 청년층의 기회를 함께 확보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인구 구조는 한 번 형성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선거 주기보다 훨씬 긴 시간 축에서 정책을 설계해야 합니다. 이탈리아가 겪고 있는 부담은 미래를 준비하지 못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경고로 읽힙니다. 세대 간 신뢰와 균형을 회복하는 정치가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출처:ChatGPT,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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