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250주년을 맞은 미국이 다시 꺼내든 ‘위대한 나라’의 서사
1776년 7월 4일 독립 선언으로 시작된 미국 건국이 2026년 250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13개 주가 독립 전쟁을 거쳐 연방 국가를 세우고, 1787년 헌법 제정을 통해 공화정의 제도적 틀을 완성한 과정은 오늘날 미국 정치 문화의 핵심 서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건국의 기억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넘어 자유와 민주주의, 시민 주권이라는 가치를 정당화하는 상징으로 작동해 왔습니다.
미국이 국가적 기념일을 유독 크게 기획해 온 배경에는 이러한 서사를 재확인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6년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준비 중인 기념 사업은 규모와 성격 면에서 과거와 비교해도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앞세워 건국 서사를 현재의 정치적 메시지와 연결하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냈습니다. 건국 250주년을 단순한 역사 기념이 아니라 국민적 결속과 애국심을 끌어올리는 장치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를 위해 백악관 내에 전담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의회 역시 초당적 합의로 1억5000만 달러가 넘는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미국 사회에서 건국의 의미가 여전히 강력한 정치적 자산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2026년 새해 첫날부터 기념 행사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워싱턴 DC의 상징인 워싱턴 기념탑에 특별 조명이 들어오고, 뉴욕 타임스퀘어에서는 새해맞이의 상징인 볼 드롭 행사가 두 차례 진행될 예정입니다. 자정 직후 내려오는 크리스털 볼에는 숫자 250이 새겨지고, 성조기를 연상시키는 색으로 점등돼 광장을 밝히게 됩니다.
1년 동안 이어질 행사 가운데 가장 화제를 모으는 일정으로는 6월 14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릴 예정인 UFC 경기가 꼽히고 있습니다. 백악관 경내에서 이종 격투기 경기가 열리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미국 정치 공간과 대중 문화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큽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격투기 팬이라는 것과 UFC가 미국 대중문화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이 행사는 전통적 기념 행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국민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입니다.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워싱턴 DC에서 열릴 ‘위대한 미국의 주 박람회’는 연방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행사입니다. 50개 주의 역사와 문화를 한자리에 모아 소개함으로써 미국이 다양한 지역과 배경을 가진 공동체의 결합체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목적을 담고 있습니다.
7월 초 사우스다코타 러시모어산에서 예정된 불꽃놀이는 워싱턴, 제퍼슨, 링컨, 루스벨트로 상징되는 미국 대통령사의 연속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행사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어 7월 4일 독립기념일에는 워싱턴 DC 내셔널 몰 일대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열려 건국 250주년 기념의 정점을 찍게 됩니다.

이와 함께 독립 전쟁의 주요 장면을 재현하는 역사 행사도 곳곳에서 진행됩니다.
1월초 뉴저지에서 열릴 프린스턴 전투 재현 행사는 조지 워싱턴이 이끈 대륙군이 전세를 뒤집는 계기가 된 전투를 기념하는 자리입니다. 가을에는 각 주를 대표하는 고등학생들이 참가하는 체육 대회가 열릴 예정인데, 이 대회는 애국심과 국가 정체성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상징적 행사로 기획되고 있습니다.
건국 250주년은 행사에 그치지 않고 도시 공간의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이른바 ‘워싱턴 개선문’ 건설 구상은 미국 수도의 상징성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평가됩니다. 개선문이라는 건축 형식이 지닌 승리와 국가적 자부심의 이미지를 워싱턴 DC에 투영하려는 발상입니다.
미국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250명의 인물을 조각상으로 전시하는 ‘영웅의 국립 정원’ 건설 계획도 함께 추진되고 있습니다. 초대 대통령 워싱턴부터 과학자, 인권 운동가, 기업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을 포함시키겠다는 구상은 미국의 위대함을 단일 가치가 아닌 성취의 축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미국의 건국 기념 행사는 과거를 기리는 동시에 현재의 국가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과정으로 기능해 왔습니다.
250주년이라는 상징적 시점은 미국이 스스로를 어떤 나라로 규정하고, 어떤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달할 것인지를 드러내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대규모 축제와 메시지가 한데 어우러진 이번 기념 사업은 미국 사회의 자신감과 분열, 전통과 변화가 동시에 드러나는 장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ChatGPT,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