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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맛이 난다고?” 연세우유 교보문고맛 생크림빵이 만든 유통의 새로운 놀이

상식살이 2025. 10. 14.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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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맛’이라는 문구가 적힌 빵이 전국의 편의점 진열대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출시된 지 2주 만에 25만 개가 팔리며 품귀 현상을 보이는 이 제품은 CU와 연세우유, 그리고 교보문고가 협업해 만든 ‘연세우유 교보문고맛 생크림빵’입니다. 서점과 빵,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두 브랜드의 결합이 가져온 예기치 못한 흥행은 지금의 소비 문화를 잘 보여줍니다.

편의점에서 빵을 사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서점 맛이 뭐냐’는 궁금증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제품 설명에는 ‘북 커버 같은 질감’과 ‘서점의 감성이 느껴지는 크림’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지만, 구체적인 맛은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은 이 모호함을 재미로 받아들이며, ‘이게 무슨 맛일까’라는 호기심 자체를 하나의 놀이로 즐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SNS에는 “커피 향이 나는 건가?”, “광화문 교보문고의 냄새가 나는 달콤한 크림?”이라는 추측이 넘쳐났습니다.

 

이 빵은 단순히 ‘맛’보다 ‘이야기’를 소비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됩니다.

 

직접 맛본 사람들에 따르면 시폰케이크처럼 부드러운 빵 안에 헤이즐넛 초코 크림이 들어 있어 기존 연세우유 생크림빵보다 조금 더 진한 풍미를 냅니다. 이 빵의 핵심은 맛보다 ‘경험’에 있습니다. 구매 시 동봉되는 11종의 책갈피는 단순한 부속물이 아니라 수집의 대상이 되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오늘은 무슨 책갈피가 나왔다’는 인증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놀이 소비’로 설명합니다.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상상력을 자극함으로써 소비자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도록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정동현 음식 칼럼니스트는 “젊은 세대는 제품 자체보다 그 제품을 둘러싼 의미와 놀이를 즐긴다”고 분석했습니다. ‘교보문고맛’이라는 다소 황당한 설정이 오히려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그 불확실성이 입소문을 확산시키는 동력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밈 소비(meme consumption)’라는 개념으로 확장됩니다.

 

특정 상품이 웃음거리나 농담의 소재로 온라인에서 공유되며, 그 과정 자체가 마케팅이 되는 현상입니다. ‘교보문고맛 빵’은 진지한 상품이라기보다 ‘장난스러운 상상’으로 출발했지만, SNS에서의 확산으로 인해 실제 매출로 이어진 대표적인 밈 소비의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마케팅은 이미 여러 산업에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스타벅스의 ‘행운의 머그컵 이벤트’나 맥도날드의 ‘BTS 세트’는 단순한 제품 이상의 상징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일본의 편의점 브랜드 ‘로손(LAWSON)’은 만화 캐릭터나 애니메이션과 협업해 굿즈를 함께 제공하며 ‘덕후 경제’를 자극했습니다. 최근의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전달하는 진지한 메시지보다 ‘재미있고 공유 가능한 경험’을 더 강하게 반응합니다.

‘교보문고맛 빵’의 흥행은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향수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교보문고는 오랫동안 ‘책과 사람 사이’라는 문구로 한국의 독서 문화를 상징해온 공간입니다. 서점의 향기, 조용한 분위기, 그리고 커피 한 잔을 곁들인 독서의 이미지가 ‘감성적 경험’으로 소비자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감성을 ‘맛’으로 형상화한 이번 제품은 물리적 공간을 감각적으로 재해석한 사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협업의 확산은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흐름이 되고 있습니다. 다른 영역의 브랜드가 만나 예상치 못한 조합을 만들 때, 그 자체가 새로운 이야기와 의미를 생성합니다. 이전에는 ‘콜라보레이션’이 한정판이나 이벤트로만 인식되었지만, 지금은 소비자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놀이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 현상은 유통업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남깁니다. 제품의 품질이나 가격 경쟁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고, 소비자는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스토리’를 원합니다.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이제는 소비자가 해석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는 것이 더 큰 효과를 냅니다.

 

‘연세우유 교보문고맛 생크림빵’은 결국 맛있는 빵이 아니라, ‘궁금증을 파는 상품’입니다. 소비자는 맛을 경험하기 위해 구매하지만, 그 과정에서 웃고 공유하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냅니다. 이것이 현대 소비문화의 본질이며, 브랜드와 소비자가 함께 놀이를 만드는 새로운 방식입니다.

 

서점의 향을 느끼듯 달콤한 빵 한 입을 베어 물며 우리는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 일상의 작은 유희를 경험합니다. 지금의 소비는 필요가 아니라 재미로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 재미는 때로 ‘교보문고맛’이라는 상상에서 시작됩니다.

 

 

 

 

출처:ChatGPT,조선일보,CU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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